제주특별자치도 해양수산자원연구소는 제주도 연안에 풍부하게 분포하고 있지만 어획 및 가공 기술력 부족으로 그동안 잡지 않고 있는 중.소 크기의 멸치를 잡아 선상에서 가공하는 시스템 개발에 성공했다고 5일 밝혔다.
2년여의 연구 끝에 개발한 이 어획기술은 '챗배어업'으로, 암초가 많은 제주연안에서 그물이 파손되지 않도록 어선을 이동시키면서 멸치떼를 그물(뜰망)안에 유인한뒤 끌어올리는 방식이며, 다른 지방의 안강망이나 기선권현망어업 방식과는 다르다.
연구소는 또 갓 잡은 멸치를 싱싱한 상태로 배안에서 삶을 수 있도록 선상 가공시스템도 고안했다.
그동안 제주지역에서는 일부 어업인들이 건멸치 생산을 시도하기도 했으나 어선에서 멸치를 삶지 않고 뭍으로 운반하면서 상품성이 떨어지는데다 가공 설비를 배에 설치하는데 따른 기술도 확립되지 않아 작은 멸치를 거의 포획하지 않았다.
이 시스템을 개발한 해양수산자원연구소 박용석 박사는 "챗배어선에 멸치를 삶아 1차 가공한뒤 채반에 넣고 운반하는 과정에서 배의 안정성에 대해 실험한 결과 복원성에 전혀 지장이 없는 것으로 입증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제주지역에서 중.소 멸치를 큰 멸치 만큼인 연간 1만1천여t 어획하고 이 가운데 40% 정도만 상품화하더라도 4개월만에 130억원의 새로운 어업 소득원을 창출하는 것으로 분석돼 큰 멸치만을 잡을 때보다 어획고가 3.8배나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에서는 멸치 성어기인 4∼7월에 약 80여척이 어선이 동시에 출어해 큰 멸치를 잡고 있으나 일시에 다량의 멸치가 유통되면서 처리능력 부족과 가격하락 등의 악순환이 반복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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