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귤원 간벌은 왜 시행하는가. 적정생산량 초과에 따른 가격폭락을 막고 감귤 품질을 높이기 위해서임은 물어보나 마나이다. 도내 감귤면적은 2000년 2만4200㏊에서 2003년 2만2400㏊, 2004년 1만9700㏊, 2005년 1만9100㏊로 5년간 5100㏊가 줄었다. 반면 생산량은 2000년 56만6000t에서 2003년 59만7000t, 2004년 53만7000t, 2005년 60만1000t으로 들쭉날쭉 거리며 적정생산량을 모두 웃돌았다.
따라서 적정생산량을 유지해 안정적으로 감귤 값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감귤원 1/2 간벌은 필수적이라 할 것이다. 그런데도 간벌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이유는 최근 몇 년간 감귤가격이 높게 형성되는가 하면 간벌에 참여하게될 경우 일시적인 수확량 감소에 따른 소득에 문제가 발생할 것을 우려하는 농가가 많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사실 자식처럼 키운 감귤나무를 잘라내는 감귤농가의 심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다. 어느 농가가 “자식 낳고 기르는 심정으로 감귤농사를 짓는데 주렁주렁 매달릴 감귤을 생각하면 어떻게 감귤나무를 베어낼 수 있겠는가. 당신이라면 그렇게 할 수 있겠느냐”며 푸념같이 내뱉는 말에는 농가들의 심정이 배어 있다.
그러나 무임승차는 없는 법. 아무리 감귤나무가 자식같이 아깝다 해도 간벌을 하지 않을 경우 공급과잉에 따른 감귤 값 하락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 아니던가. 그렇지 않아도 한미 FTA니 뭐니 해서 개방의 파고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그런데도 자구책을 마련하지 않고 당장 눈앞의 이익에만 연연해서는 감귤산업의 앞날엔 어두운 그림자만 짙게 깔릴 것이다.
좋은 값을 받기 위한 간벌은 필수적인 만큼 농가의 자발적인 간벌 실천이 요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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