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간의 입에 오르내리는 대권과 관련된 인사들이 최근 발간해 낸 책들이다. 정치와 관련된 정책이나 포부가 담긴 글이 아니라 몸소 체험한 삶의 의미와 가치관 등 자신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인간적인 고뇌를 담아 젊은이들의 감성에 호소하고 있다.
대권주자들이 젊은이들에게 공을 들이는 이유는 간단하다. 그들은 우리사회의 희망이며 파워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5년 전 대선에서 N후보는 젊은이들에게 일자리를 약속하고 군복무기간을 대폭적으로 단축시켜주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그 결과 당시 각종 여론조사에서 L후보에 뒤져 있었으나 선거막판에 청소년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이끌어내어 그들이 즐기는 인터넷 매체를 타고 당선의 영예를 차지하였었다.
당시의 영 파워 위력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지난 설 때 구순이 된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금년에는 꼭 취직되고 장가들기 바란다.’고 덕담을 건네자 나이 서른을 넘긴 손자는 민망스러워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들지 못하는 모습을 보았다. 순간 분위기는 싸늘해져 버리고 덕담을 건넨 할아버지도 계면쩍어하며 화제를 억지로 바꾸려고 애쓰는 모습이었다.
흔히들 미래를 미스터리라고들 하지만 미래의 희망을 엮어나갈 젊은이들이 좌절을 느낀다면 미래는 없다고 본다. 취직이 안 되서 걱정, 취직되어도 얼마만큼 버텨 낼 수 있을지, 취직 안 된 동료들과 멀어지는 거리감 등 걱정은 매한가지다. 서로가 상처받을까 마음을 걸어 잠그고 혼자만의 세상에서 고민하고 있다. 젊은이들이 꿈꾸어 온 유토피아는 찾아볼 수 없고 상식을 벗어나는 일들이 발생은 그들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젊음의 열정으로 이 곳 저 곳 마다 않고 수십 차례 입사지원서를 들이밀어 보았지만 비좁은 취업 창구는 좀처럼 열리지 않는다. 대학을 졸업하고 놀자니 주위의 시선이 따갑고 민망스러워 궁여지책으로 생각해 낸 것이 졸업연기 작전이다. 졸업을 앞둔 대학생들이 졸업을 연기하려고 수강과목 중 몇 개는 일부러 신청하지 않는다고 한다. 흘러가는 세월 속에 청춘이 아깝지만 재학생이라야 취업지원서를 쉽게 내밀 수 있다고 하니 이들까지 청년실업에 포함시킨다면 청년실업자수가 150만도 더 될 것이라고 얘기들 한다.
지금 대선을 향해 뛰는 대권주자들이 이 나라 젊은이의 고뇌를 바로 알고는 있을까? 유명 연예인의 자살이 잇달아 일어나고 미래의 아름다운 꿈을 펼쳐보기도 전에 절망의 늪에 빠져 삶을 포기하는 청소년들을 제대로 보았는가? 대권주자들이 무지개 빛으로 포장한 달콤한 이야기가 상처받고 식상해 있는 젊은이의 마음 깊은 곳을 어루만질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는가?
청소년들이 바라는 이상향의 세계는 사회의 당위적가치가 존중되고 열심히 일한만큼 충분한 보상이 이루어져 마음껏 행복을 누리며 잘살 수 있는 나라를 원했건만, 그들이 뽑은 대통령은 젊은이들을 길거리에 내몰고 방황하다 주저앉게 하고 말았다.
대권주자들이 이러한 젊은이들의 고민을 속 시원히 해결하고 희망을 찾게 해줄 수만 있다면 대권의 길은 보다 쉬울 것이다. 지금 대한민국은 총체적 위기 속에 놓여 있다. 지금 바로잡지 못하면 영원히 회복될 수 없는 어려운 상황에 빠질 수도 있는 기로에 놓여있다. 청년실업문제 뿐만 아니라 붕괴되는 교육현장은 물론 표류하는 안보와 추락하는 경제상황 등 해결해야 할 난제가 산더미 같은데 대권주자들이 상호 비방전으로 무슨 귀신 호박씨까먹는 허튼 소리만 하는지 안타깝기 그지없다.
대권주자들이 민심을 제대로 읽을 때라야 지지를 얻을 수 있다. 검증이 뭐 별 것인가? 나라를 올바로 이끌어 나갈 능력과 자질이 있느냐 없느냐의 판가름이라고 본다. 각박한 현실은 감상적이거나 감성에 움직일 정도로 그리 여유롭지 못하다. 젊은이 표를 얻겠다면 사탕발림 공약이 아닌 일자리 창출에 대한 가시적이고 구체적인 계획표를 제시하고 실천가능성을 검증해야 하지 않을까.
대권주자들이여! 젊은이와 함께 하려거든 그들이 능력을 제 곳에 사용 할 수 있도록 일자리를 만들어라. 그 길이 대권의 종착역에 빨리 도달 할 수 있는 첩경임을 새삼스럽게 말해 무엇 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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