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썩는 냄새로 못 살겠다"
주민들 "썩는 냄새로 못 살겠다"
  • 김용덕
  • 승인 2007.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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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평하동 펌핑장치 '툭하면 고장'…인근 APT 오수 하처 방류

“주민편의를 위한 행정이 이래도 되는 겁니까. 잦은 펌핑장치 고장으로 인근 반석아파트에서 배출되는 오수가 그대로 우리 마을을 관통하는 하천으로 방류되는 바람에 여름이면 웅덩이에 고인 물에서 나는 분뇨 등 썩는 냄새로 살 수가 없습니다”

제주시 영평하동 마을 주민 100명은 지난 1월 제주시와 제주도, 제주도의회에 이 같은 민원을 해소해 달라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이 같은 민원은 반석아파트가 들어선 이후 10년 가까이 됐다. 그러나 당국은 예산타령만 늘어놓으며 부지하세월(不知何歲月) 입장이다.

마을주민들에 따르면 반석아파트와 영평하동마을 하수를 동시에 처리하기 위해 오수와 생활하수를 함께 처리할 수 있는 펌핑시설을 하동마을 하천(무두천) 근처에 설치했다.

이 시설은 인근 반석아파트에서 나오는 오수와 생활하수를 다시 영평하동까지 내려 보낸 뒤 펌핑처리로 다시 반석아파트를 거쳐 영평상동까지 올리고 있다.

영평하동에서 상동까지 이르는 약 1.5㎞에 이르는 곳까지 하수를 펌핑시키다 보니 그 압력을 견디지 못해 툭하면 고장, 반석아파트에서 버려지는 오수와 생활하수가 그대로 하천변에 방류되고 있는 것이다.

마을 주민 문경천씨(67)는 “비가 오면 생활하수와 오수 등이 그대로 쓸려나가 큰 문제가 없지만 펌핑과정에서 기계가 높은 압력을 견디지 못해 툭하면 고장나는 바람에 반석아파트에서 버려지는 오수 및 생활하수가 하천으로 그대로 방류되면서 여름철 웅덩이에 고여 분뇨 등 썩는 냄새가 주변을 진동시키고 있다”면서 “이 같은 일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고 말했다.

문 씨는 “처음에 마을주민들이 펌핑장치를 설치하는 것에 반대를 했다”면서 “그런데도 제주시는 주민들의 의견을 묵살, 강행하는 바람에 지금과 같은 민원발생을 자초한 것”이라고 시 당국을 비판했다.

마을주민들은 이 같은 하수처리에 문제를 제기, 마을 서측 도궁당길(속칭 황세왓길)로 이어지는 오수관시설을 설치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제주시 당국은 이에 대해 “비가 올 경우 오수펌프시설 용량이 초과, 일부 오수 및 하수가 하천으로 방류되고 있다”고 인정한 후 “분류식 하수관거로 교체하기 위해서는 재정형편상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처음부터 오수와 생활하수를 분류하는 분류식으로 하지 않은 것도 제주시의 큰 잘못이다. 이를 분류식으로 바꾸자니 예산타령밖에 할 수 없는 실정인 것이다.

결국 첫 단추를 잘 못 꿴 당국이 주민들의 불편을 지금와선 ‘돈 타령’으로 묵살하고 있는 셈이다. (관련기사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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