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연 목적 망각한 '컨벤션센터'
본연 목적 망각한 '컨벤션센터'
  • 한경훈
  • 승인 2007.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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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 의류 판매사업 장소로 대여…지난친 상업성 도마위
국내 최고의 회의시설이라고 자부하는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 JEJU)가 저가 의류상품 판매사업에 장소를 대여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나친 상업성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관련상권은 최근 지역경제 침체가 심각한 상황에서 ICC가 타 지방 ‘땡처리’ 업체를 불러들여 결과적으로 지역상권 죽이기에 앞장서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26일 ICC JEJU에 따르면 오는 4월 19~29일까지 컨벤션센터 이벤트홀에서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 경인지부 주관으로 의류를 중심으로 한 이른바 ‘땡처리’ 기획 판매전이 열린 예정이라는 것.

이는 각종 회의 개최 비수기를 맞아 수익사업 창출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ICC의 이 같은 행사 유치는 2005년 9월에 이어 두 번째.

그러나 회의산업 육성을 위해 막대한 예산을 들여 만든 공공건물을 일시적이지만 의류할인판매장으로 대여하는 게 과연 바람직하냐 하는 논란이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의류 염가판매 행사인 ‘땡처리’ 행사를 유치함으로써 ICC가 그동안 국제회의장으로서 쌓아온 이미지마저 크게 훼손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컨벤션센터의 얼굴’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이벤트홀에서 이 같은 행사가 열리는 것에 대해 지역상권은 따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제주시에서 침구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권오명 씨는 제주도청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사상 유래 없는 불황으로 인해 시름에 젖어 있는 상공인들은 컨벤션센터가 2005년에 이어 또다시 땡처리 장소로 대관을 계획한다는 말을 듣고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며 “이는 ICC가 육지의 재고 이월상품 땡처리 업체를 불러들여 지역상권을 죽이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번 행사는 취소돼야 한다”며 “취소가 어렵다면 도내 상인들도 같은 행사를 할 수 있게 하는 등 지역상권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달라”고 요구했다.

ICC JEJU 관계자는 “이번 행사는 소아암환자 돕기 기금 마련이라는 제안서 내용에 따라 장소 임대를 결정했다”며 “제안서 내용대로 행사가 열리도록 하고 그렇지 못할 경우는 대관을 취소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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