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도의회, 왜 이러나
[사설] 도의회, 왜 이러나
  • 제주타임스
  • 승인 2007.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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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특별자치도의회가 요즘들어 ‘갈 지(之)’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보도다. 도민들로서는 심히 우려되는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시·군 기초의회가 없는 제주특별자치도 특성상 도의회는 기초의회의 역할까지 떠 맡는 막강한 책무를 안고 있는 데도 그 중심을 잡지 못하고 갈팡질팡하고 있다는 것은 문제다.
최근 보도된 사안들만 보더라도, 도의회는 ‘의원의 공무 국외여행에 관한 조례안’을 이 달 중순 표결 끝에 폐기하는 대신 ‘규칙’으로 최종 낙착했다. 이 조례안은 의원들의 무분별한 해외여행을 자제하기 위해 시도한 것으로 도민들로서는 매우 참신한 입법 사례로 관심을 모아왔다.
이번 통과된 규칙(안)은 ‘심의위원회’의 경우 당초 조례안에서는 민간위원 비율이 과반수를 넘겼으나 규칙안에서는 의회 관계자들이 다수를 차지, 그들만의 심사가 돼 버렸다. 더구나 법률과 같은 효과를 보는 ‘조례’에서 의회 내부를 규율하는 ‘규칙’으로 떨어져 그 ‘효과’에 의구심을 내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의회 행자위 소속 의원 7명 전원이 ‘선진 지방자치제도 해외연수’란 명분으로 9일간의 일정으로 북유럽을 여행하고 있다. 공무원과 민간인 등 18명이 함께 한 이 국외여행비에는 5000만원의 도 예산이 사용되었다고 한다. 더구나 제주와는 생활환경과 자치환경이 동떨어진 북유럽을 선택함으로써 관광성 해외여행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는 것.
이 뿐이 아니다. 도의회 일각에서는 이 달 중순 대법원에 의해 무효 판결이 난 ‘도정 업무 평가 조례’와 비슷한 자치입법권을 재추진하는 등 초법적인 움직임까지 일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듯 도의회가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헤매고 있으니 도민들을 대표하는 대의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얼마나 기대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아도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특별자치도 자체가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있어온 터인데, 도의회마저 제대로운 처신을 못한다면 산적한 현안들은 어떻게 할 것인지 걱정이다.
의회가 바로 서야 제주도가 바로 선다. 도의회가 정신을 바짝 차리고 어떤 것이 도민과 도정에 보탬이 될 것인지를 잘 판단하여 의정을 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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