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진출로 지난 5년간 음식료품 등 소규모 종합소매업체가 537곳이 문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제주본부에 따르면 도내 이마트와 삼성홈플러스 등 4곳의 대형마트에서 직접 고용한 종업원은 총 351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 가운데 정규직은 48.1%에 그쳤다.
한국은행 제주본부 관계자는 “대형마트의 경우 직접 고용인원보다 더 많은 인원을 외주용역(아웃소싱)을 통해 간접고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형마트 마진율(2004년기준)은 21.4%로 일반 중소 종합소매업체 평균마진율 15.9%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또 매출액영업이익률(2004년 기준)은 3.7%로 2006년 대형마트 매출액 2602억원에 적용할 경우 대형마트는 도내에서 96억원의 순이익을 거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 제주본부 기획조사팀 오삼일 조사역은 “영업이익에서 영업외 비용을 제외하고 그 중 일정부부인 역외로 유출된다 하더라도 제주경제 규모에 비해 역외 자금유출은 우려할 만 수준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대형마트 진출 확대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곳은 소형소매점으로 드러났다. 2000년 2163곳이었던 종합소매업은 2005년 1795개로 368개가 문을 닫았다. 특히 슈퍼마켓과 체인화 편의점은 대형마트에 대응하기 위해 대형화를 시도하는 반면, 자금력이 딸린 영세 소형점포는 이 기간동안 1960군데에서 1423군데로 무려 537군데나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한은제주본부가 도내 대형마트 이용실태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8.1%가 대형마트 진출 후 재래시장 이용빈도가 줄었다고 밝혔다.
또 중소기업청 시장지원센터가 서귀포 매일시장 상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대형마트가 들어선 이후 매출액이 5.3% 줄었고 고객수도 11.3% 감소했다.
특히 농수축산물 가공식품과 가정용품에서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농산물은 타 상품에 비해 대형마트에 대한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됐다.
한국은행제주본부는 대형마드가 상대적으로 인규 규모가 작은 제주에 단기간에 걸쳐 들어섬에 따라 재래시장 및 중소유통업체가 여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결과도 중소매업체 수 감소 및 재래시장 상권을 위축하는 한 요인이라고 밝혔다.
특히 오는 6월 롯데마트가 들어서게 되면 제주지역은 점포당 인구수 하락에 따른 대형마트 과포화지역으로 급부상하는데다 출혈경쟁이 불가피, 결국 대형마트의 진출확대는 유통시장 개방 및 유통산업 선진화에 따른 자연스런 결과지만 이에 미처 대비하지 못한 도내 중소유통산업에게는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소비자에게는 현대화된 쇼핑문화 제공, 다양한 선택권에 따른 서비스의 질적 향상 및 물가안정의 혜택을 주고 유통산업의 구조조정을 유도하는 등 긍정적 영향도 존재하고 있다.
한국은행제주본부는 대․중소유통업이 서로 공존할 수 있도록 제휴판매, 제휴마케팅, 상호 협력방안 모색 뿐 아니라 중소유통업체의 경쟁력 향상을 위한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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