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되는 의학상식] 24) 어린이 변비
[약 되는 의학상식] 24) 어린이 변비
  • 제주타임스
  • 승인 2007.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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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이 조금씩 변화하면서 평소 변을 잘 가리던 자녀의 벗어놓은 속옷에 변이 묻어 있는 경우가 있거나 어린이들은 자신도 모르게 변을 참다 보니 두 다리를 서로 붙이고 엉덩이 근육에 힘을 주면서 손을 엉덩이로 가져가는 자세를 취할 때가 있습니다. 이럴 경우 아이에게 어디가 아프냐고 물어도 대답을 않고, 왜 자꾸 실수를 하냐고 꾸짖으면 학교에 가기 싫다며 떼를 쓰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어린아이들은 초등학교를 들어가면서 집이 아닌 다른 환경을 접하게 되면서 변을 참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갓 입학한 어린이라면 우르르 줄을 서 있는 화장실을 보고 당황해 변의를 느끼지 못할 수도 있으며, 어른들과는 달리 아이들의 직장은 탄력성이 좋아서 변을 계속 참다 보면 직장에 계속 고여있게 되고 결국 직장과 괄약근이 늘어나면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 변을 흘리게 됩니다.

부모들은 이럴 때는 무조건 혼을 내고 다그칠 일이 아닙니다. 우선 아이의 변비를 치료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어린아이가 속옷에 변을 지리는 가장 큰 원인은 변비이며 심리적 영향이 크며, 어린아이의 변비라고 해서 가볍게 넘겨서는 안됩니다.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직장염을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적절한 시기에 치료해주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우선 치료에 앞서, 항문기능검사와 배변 조영술로 직장의 크기와 괄약근 상태를 점검해보면 이 경우 직장이 많이 커져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단, 이때 신경절 세포가 부족해 변비가 나타나는 선천성 거대결장과는 반드시 구분을 해야 합니다. 진단 결과, 직장이 늘어나 변이 직장에 고여 변비가 생긴 것이라면 약을 사용해 더 이상 직장에 변이 고이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치료는 보통 6개월 정도 걸리고 변비를 없애 직장 크기를 원래대로 줄이고 약은 대뇌에 작용하여 변의에 대한 감지능력을 향상시킵니다. 또한, 변비가 심한 경우 항문에 상처(치열)가 있을 수 있지만 아이들은 변비만 해결되면 치열 역시 자연스럽게 해결되므로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치료와 예방에 식습관을 비롯한 생활습관의 변화도 중요합니다. 섬유소와 수분을 충분히 섭취할 수 있도록 식단을 구성하고, 식사시간은 규칙적으로 지키도록 합니다. 운동이 너무 부족해서도 안되며 하루 2번 정도 변기에 앉는 습관을 들이는데 특히 아침 식사 후가 바람직합니다. 밤새 비었던 위는 식사 후 자극을 받으면 더욱 활발하게 움직이고 대장도 함께 자극을 받아 연동운동이 보다 활발해지기 때문입니다. 아침에 배변시간이 충분하도록 30분 정도 일찍 깨워서 아침밥을 먹고 배변 후 등교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가 변을 못 보면 어른들이 그렇듯이 시중 약국에서 변비약을 사서 먹이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변비약이 어린이에게도 적합한지, 반드시 살펴야 하며, 대개 취학 전 아이들의 경우 일반 변비약을 함부로 먹이는 것은 금물이며 아이에게 적합한 약물인지, 성인과 어떻게 다른지를 잘 따져보아야 합니다.

김   석   헌
한국병원 소아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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