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역축제의 구조조정
[사설] 지역축제의 구조조정
  • 제주타임스
  • 승인 2007.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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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열리는 상당수의 축제가 부실덩어리로 드러났는가 하면, 상당수의 축제가 축제의 본질적 내용보다는 인기가수 초청 공연 등 무대행사에만 대부분의 예산을 투입해 상당한 거품이 있는 것으로 지적됐음은 그 동안 도내 축제가 얼마나 방만하게 운영돼 왔는지를 잘 설명해 주고 있다.
이는 제주도축제육성위원회가 올해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을 받아 열리는 29개 축제를 대상으로 지난해 말부터 ‘사전 심의·평가’를 벌인 결과 나타난 실상이다.
이에 따르면 상당수의 축제들이 자체적으로 구성한 축제위원회가 스스로 축제계획을 마련하기보다는 축제 이벤트회사에 맡겨 ‘보고서’만 그럴싸하게 작성하는 등 탁상에서 기획한 의도가 너무나 짙게 난다는 것이다.
특히 제주왕벚꽃축제에는 ‘왕벚꽃’이 없으며, 유채꽃축제를 비롯한 상당수 축제들이 가수들만 불러들여 무대를 설치하고 조명과 음향 등에 대부분의 예산을 투입해 축제가 마치 연예인 가수판 공연으로 변질했다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방어축제가 열리면 시중에 방어가 없어 오히려 축제기간에 방어가격이 오르고, 도새기축제에 돼지가격이 오르는 등 질 좋고 값싼 제주의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축제가 ‘바가지 축제’로 전락했다는 것.
제주의 축제가 지자체의 예산에 전적으로 의존하면서 경쟁력보다는 마을주민들의 자족적 축제로 ‘동네잔치’이거나 ‘그들만의 축제’에 그쳐 예산만 낭비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온 게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관광객 유치와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당초 취지는 오간 데 없고 관변단체나 일부 계층의 뱃속만 채워준 결과를 초래하지 않았느냐는 비판을 받아왔던 것이다.
이번 제주도축제육성위원회가 지역축제에 과감한 구조조정의 메스를 대고 부실한 축제에 재정지원을 중단하거나 유사 축제를 통폐합하도록 한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앞으로 지역축제는 경쟁력과 차별성을 갖추며 제주고유의 정체성을 찾고, 장기적으로는 관광산업의 발전을 도모하는 방향으로 유도돼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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