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문 닫아도 서민들 연탄고수로 제주시 곤혹
공장문 닫아도 서민들 연탄고수로 제주시 곤혹
  • 정흥남 기자
  • 승인 2004.08.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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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 공장은 문을 잠그고...서민들은 “연탄고수”
제주시 ‘발바닥에 비지땡
영세가구 47곳 “비용 많이 든다” ‘가스전환’ 거부
경주서 ‘25공탄’ 반입...동분서주



지난달 말 제주지역에서 유일하게 운영돼 온 제주시 화북공업단지 소재 연탄공장이 폐업한 뒤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기 위해 제주시가 한여름 ‘발바닥에 비지땡을 흘리고 있다.

연탄을 사용하고 있는 상당수 ‘영세민’들이 계속 연료로 연탄사용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개당 4.9kg에 이르는 ‘19공탄’을 사용해 온 이들 영세 가구의 연료공급에 차질이 불가피, 제주시가 대책마련에 나서면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제주시내에서 연탄을 연료로 사용하고 있는 세대(음식점 포함)는 199곳.
지난달 말 이들 세대에 연탄을 공급해 온 연탄공장이 문을 닫으면서 이들 세대가 당장 피해대상에 올랐다.

제주시는 관내 연탄 판매점과 연탄공장 폐업사실을 사전에 인지한 상당수 음식점 등 연탄 대량업소들은 충분한 비축물량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하루하루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는 영세서민(기초생활보장수급자) 47세대의 상황은 급박하다.

이들은 사용연료를 가스로 전환할 경우 연탄보다 2배 이상 비싼 연료비 지출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 겨울철을 기준으로 했을 때 연탄을 사용할 경우 하루 2장(1500원 안팎)으로 24시간 난방과 음식조리를 해결할 수 있는데 이를 가스로 전환했을 경우에는 하루 최소 4000원 정도의 연료비를 부담해야 한다.

제주시는 이에 따라 시민들이 사용하는 19공탄과 흡사한 전국의 연탄실태를 조사했으나 타지방의 경우 대부분 정부규격인 ‘22공탄(3.6kg)'을 사용, 제주와 상황이 다르다는 것을 확인했다.

수소문 끝에 제주와 여건이 가장 흡사한 경주지역을 찾아내 이 곳 주민들이 사용하는 개당 무개가 4.5kg인 ‘25공단’을 선박으로 수송, 제주시 연탄 사용 세대에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제주시 관계자는 “연탄을 이용하는 영세서민들을 설득하고 있으나 여의치 않다”면서 “내달까지 연탄 수송방안을 확정, 타지방 연탄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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