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성ㆍ경쟁력 없는 축제 '수두룩'
차별성ㆍ경쟁력 없는 축제 '수두룩'
  • 임창준
  • 승인 2007.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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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만의 축제는 역시 축제의 질이 떨어지고 외면받고 있었다.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에 전적으로 의존하면서 경쟁력보다는 마을주민들의 자족적인 축제로 이른바 '그들만의 축제'로 전락한 마을축제에 대해 과감한 칼질이 이뤄졌다.

제주를 대표하는 상당수 축제가 부실덩어리로 드러났다.

또 상당수의 축제가 축제의 본질적 내용보다는 개막식 행사에 인기가수 초청 공연 등 무대행사에만 대부분의 예산을 투입해 상당한 거품이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제주도 축제육성위원회는 도내에서 열리는 각 축제별 축제위원회가 제출한 29개 축제에 대한 심사를 벌인 결과 위미조배머들축제 등 5개 축제가 행정의 지원대상에서 제외되고 서귀포칠십리축제와 칠선녀축제는 강제 통합된다.

또 성산일출제 등 5개 축제는 지원 규모가 삭감된다.

상당수 축제가 축제위원회가 스스로 축제계획을 마련하기 보다는 축제이벤트 회사에 맡겨 '보고서'만 그럴싸하게 작성하는 등 책상에서 기획한 의도가 너무나 짙게 난다는 게 축제육성위원회의 판단이다.

특히 제주왕벚꽃축제에는 '왕벚꽃'이 없으며, 유채꽃축제를 비롯한 상당수 축제들이 가수들만 불러들여 무대를 설치하고, 조명과 음향 등에 대부분의 예산을 투입해 축제가 마치 연예인 가수판 공연으로 전락했다는 것으로 평가됐다.

또 도새기축제에 제주의 특산품인 제주 도새기를 알리는 것보다는 역시 가수판으로 본질이 전락됐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방어축제가 열리면 시중에 방어가 없어 오히려 축제기간에 방아가격이 오르고, 도새기 축제에 돼기가격이 오르는 등 질 좋고 값싼 제주의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축제가 '바가지 축제'로 전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제적인 관광도시'를 자처하는 제주의 지역 축제들이 문화관광축제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는 제주축제의 정체성과 차별성이 없는 축제를 매년 되풀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의 축제들이 관광객 유치에 목표를 두면서도 관광객 없는 동네잔치, 골목길 행사로 전락하고 있다.

관에 의해 민간에 행사를 위탁받은 단체 간부나 마을 유지들이 먹고 마시는 축제마저 수두룩하다.

게다가 축제에 지원된 예산(보조금)의 집행내역이나 정산서를 지자체에 제대로 제출하는 축제집행단체도 별로 찾아볼 수 없다.

지자체 시행 이후 지역간의 경쟁적 차원에서 급조된 축제들이 양산되면서 심지어 지역주민들마저 외면하는 축제도 많다.

지난해 지역축제의 문제로 △획일화된 축제형태의 난립 △효율적인 축제추진 조직체계 미약 △적극적인 지역주민 참여 부족 △객관적인 축제평가 체계미흡, 재원조달의 한계 △특색있는 축제의 지속성과 정례화의 미흡 등이 공통적으로 짚어지고 있다.

제주축제가 난립하면서 축제내용은 차별화되지 못하고 결국 경쟁력 약화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제주축제가 그동안 예산지원은 있으되, 축제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없이 선심성ㆍ낭비성으로 집행되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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