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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산업정보대학과 탐라대학교를 운영하는 사학재단 동원교육학원이 7년째 관선 임시이사 체제로 파행 운영되고 있어 정상화 방안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알다시피 동원학원이 관선 임시이사체제로 운영하게 된 것은 구 재단의 비리·부정사건이 발단이 됐다. 구 재단이사장 김 모씨가 교비 185억 원을 횡령한 사건이 불거지면서 이를 환수 보전하기 위해 교육인적자원부가 관선 임시이사회를 구성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이 학원 소속 산업정보대와 탐라대는 교육부의 행·재정 제재대학으로 분류돼 각종 정부 지원사업 참여가 불가능해 짐으로써 재정이 고갈돼 준 파산상태에 놓이게 되었다. 이로 인해 산업정보대 등은 교육과 연구, 전문인력 양성과 사회봉사라는 대학 본래의 사명을 수행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교수·교직원들의 보수를 40%씩 삭감하는 등 자구노력을 통해 간신히 학교 문을 닫지 않고 버티고 있는 실정이라고 한다.
오죽했으면 산업정보대 교수협의회가 ‘학원 정상화를 위한 포럼’을 개최하고 장기간 파행 운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원문제를 해결하려고 나섰겠는가. 이들 교수들은 포럼을 통해 저간의 사정을 내외에 널리 알리고 대학의 정상적인 운영을 위한 도민들의 협조를 호소하기도 했다.
동원학원이 이처럼 장기간 표류하고 있는 데에는 관선 임시이사회의 미온적인 태도와 직무미숙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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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구 재단이사장이 횡령한 돈을 환수 보전하기 위해서는 임시이사회가 재빨리 움직여 구 재단이사장의 재산 등에 대한 가압류 조치를 취했더라면 구 재단이 임의로 재산을 처분할 수 없어 학원 정상화는 보다 쉽게 이뤄졌을 것이란 분석이다. 그러나 임시이사회는 구 재단의 경영권 간섭을 허용하고 왜곡된 해결책을 제시하여 대학의 이익에 배치되는 결의를 하는 등 물의를 빚어왔다.
예컨대, 지난번 임시이사장 이 모씨는 학원의 골프학과 실습부지를 수의계약으로 매각해 버렸는가 하면 매각대금을 구 재단이사장 개인의 부채상환에 쓰도록 내버렸다. 뿐만 아니라 과거 임시이사회는 교육법상 매각할 수 없는 학교교육용 실습재산이나 수익재산을 편법을 동원하여 팔아치우기도 했다는 것.
동원학원이 정상화되는 길은 매각밖에 없다. 일부에서는 도립화(道立化) 방안을 거론하기도 하지만 지금은 추세가 국립대학도 재단화 시켜 자구노력을 하려는 판인데 도립대학으로의 전환은 불가능한 방법이라 하겠다. 교육부는 과거 구 재단의 승인을 받아야 학교 매각을 할 수 있게 했으나 동원학원의 경우 이 조항을 삭제하여 제3자의 인수가 훨씬 쉽도록 되어 있다.
그런데도 매각이 되지 않고 장기간 표류하고 있는 것은 임시이사회의 추진력 부족과 구 재단 일부 측근들의 방해공작, 그리고 인수 희망자의 변심 등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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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매각이 무산된 사례를 보면, 2005년 9월 모 교육학원 대표 이 모씨가 동원학원 인수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 14억 원을 납입했으나 이씨의 심경변화와 서투른 계약서 등으로 계약이 파기되고 예치된 돈을 찾아가 버린 일도 있다. 당시 조금만 신경을 썼더라도 예치된 계약금은 반환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었다.
또한 지난해 5월에는 외국계 A사가 적극적으로 학원 인수의 뜻을 밝혔으나 학원 측은 학교는 팔고 사는 것이 아니라고 답변하면서 처음에는 학교에 184억 원을 기부해라 했다가 2차 답변서는 경영참여 조건으로 하라고 제안함에 따라 A사가 발길을 돌려버려 모처럼 학원 정상화의 길을 놓쳐버렸다는 것.
문제는 왜 기회가 있었는데도 팔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주변에서는 10여명 가까운 사람들로부터 인수매각 의견을 받으면서 막상 인수자가 나타났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외면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다며 학원 측의 우유부단(優柔不斷)을 나무라고 있기도 하다. 도대체 인수계약이 성사되려는 찰나에 여러 가지 이유를 붙여 기회를 날려버리는 저의는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다.
동원학원 정상화는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명제다. 올해로 개교 34주년을 맞는 제주산업정보대만 해도 그 동안 3만700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하며 이 고장 발전과 번영에 지대한 공헌을 해왔다. 그런 학교를 7년간이나 비정상적으로 운영되도록 방치하고 있음은 국가적 손실이다. 교육부가 적극 나서서 정상화의 길을 트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