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세계의 흐름에 대해 많은 예언을 하고 있는 프랑스 고등교육진흥원 회장인 ‘제라르 뱅데’는 “인류가 해결해야 할 문제는 수 없이 많다. 에너지, 기후변화, 후천성면역결핍증 같은 질병 등이 대표적인문제에 해당된다. 이런 문제의 리스트에서 몇 년 안에 맨 위에 올라갈 문제는 단연‘물’ 이다” 라고 말하며 “물과 관련된 문제는 21세기 인류의 골칫거리가 될 것이며 인류의 갈등과 분쟁의 근원이 될 수 있다” 면서 물은 21 세기 ‘푸른 황금’이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20세기가 에너지를 둘러싼 전쟁의 시대라면 21세기는 물을 둘러싼 분쟁의 세대가 될 것이란 예측이 여러 미래학자들에 의해 주장되고 있다.
유엔은 지금 지구상 60억 인구 가운데 5 억 명이 물 부족으로 신음하고 있으며 2025년에는 34개국 국가 24억~32억 명이 물 부족으로 신음하게 될 것이고 2050년에는 세계인구의 13%~20%가 식수난으로 고통을 받게 된다고 예측하고 있다. 또 2010년에는 한국도 물 부족국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화산도인 제주 섬은 사람이 살기시작하면서 물이 귀한 섬이었다. 수 백년동안 제주의 여인들을 가장 괴롭힌 것은 가족들을 위해 바닷가에서 솟아나는 샘물을 허벅등짐으로 하로 수차래 5km이상 지어 나르는 것이었다. 낮엔 밭에 나가 일을 하고 밤엔 가족들을 위해 멀게는 몇 시간씩 걸려 밤새며 물 한 허벅을 기러오는 처절한 삶이었다. 사람들은 지붕에서 떨어지는 빗물을 항아리에 받아 저장하고 웅덩이에 고인 물, 하천암반위에 고인 물을 이용하는 괴로운 삶이었다. 가뭄이 들면 흉년이 되고 초근목피로 연명하는 삶이 몇 백 년을 이어왔다.
이런 제주가 이젠 세계에서 가장 맛좋은 물을 무진장 생산 할 수 있는 물의 섬으로 둔갑하여 제주사람들의 미래를 밝게 하고 있다.
제주도는 올해 처음으로 제주의 미래 성장산업으로 물 산업육성 계획(구상)을 세우고 있다. 제주도에서 물을 산업화하기 시작한 것은 1995년이다. 한국에선 처음으로 물을 상품으로 개발하여 상품화하자 국내에선 큰 화제가 되었다. 그로부터 10년 동안 제주도당국은 물 산업을 백안시하여 증산은커녕 물의 공 개념을 거부하며 민간에게 팔아넘기려고 시도하였다. 제주도는 그동안 제주개발공사에서 1일 868톤만을 한정적으로 개발하도록 강요하여왔다. 이 량만을 팔아도 연간 100억 원대의 순익을 제주도 재정에 보탤 수 있었다. 산수 적으로 10년 동안 1000억은 벌수 있었다는 추정이 나온다. 그럼에도 제주도는 증산을 반대해오다가 지난해 말에야 취수허가량을 연간 32만4천 톤에서 84만4천 톤으로 증산을 허가했다. 연간 3백 억 원 이상 수입을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제주도가 세우고 있는 물 산업육성 계획(구상)은 밑이 빠진 것 같다. 상품의 우수성만을 강조하며 여러 가지 상품을 계획하고 있으나 정작 물산업의 근간인 청정지하수를 보존하고 함양시키는 계획은 한구절도 없다. 지금도 지역에 따라 계절적으로 지하수 수위가 내려가고 서부지역에선 지하수에서 질산성 질소가 검출 되고 있다. 지하수 함양의 허파인 광활한 곶 자 왈 지역에 골프장등 대규모 리조트시설을 계속 허가하고 무제한 개인 지하수 이용을 허가하고 있다. 또 1차 산업에는 물을 무상으로 무제한 공급하고 과다 시비와 농약무제한 사용 등에는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다. 물 산업육성계획에는 원료(청정지하수와 함양량)확보에 대한 계획이 우선 이루어져야 한다. 이 계획에는 적어도 모든 곶 자 왈 개발을 억제하는 보존의지. 물 남용을 막기 위해 1차 산업용수에도 적정한 요금징수. 중산 간 지역에 다양한 수종으로 조림하여 땅의 보수력 강화. 지역마다 소유지를 설치하여 지표수의 지하침투장려. 연차계획으로 개인관정을 전면 폐지하여 물 공급의 일원화. 도 전역을 친환경 농 축산지역으로 전환 하여 지하수오염을 완전히 차단하고 제주도산 농산물 차별화로 상품가치를 높여 1차 산업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한다. 도시계획도 지하수함양을 고려하여 수립하고 중산 간 지역에 한라산을 중심으로 규모 있는 저수지를 여러 개 건설하여 산업용으로 공급하는 등의 계획을 동시에 추진하여 제주의 지하수가 국가적 산업으로 육성되도록 하여야한다. 물 산업은 국내 외 시장이 엄청나게 커 질것이다. 21세기는 산유국(産油國)보다 산수 국(産水國 )이 세계적 생명 보전산업으로 등장할 것이다.
신 상 범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