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바라만 보고 있지/ 그저 눈치만 보고 있지/ 늘 속삭이면서도/ 사랑한다는 그 말을 못해/ 그저 바라만 보고 있지/ 그저 속만 태우고 있지/ 중략, 여울저가는 저 세월 속에 / 좋아하는 우리사이 멀어질까 두려워’
가수 나미가 부른 ‘빙글빙글’ 노랫말이 지금 우리사회를 대변하는 이야기로 들린다.
많은 사람들이 지금 우리사회를 총체적 위기라고 하고 있다. IMF시대보다도 더 힘들다고 한다. 정치, 경제, 사회, 국방, 교육 할 것 없이 모든 분야에서 문제점이 노출되어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체 바라만보고 속만 태우고 있는 형국이다.
경제의 복잡한 메커니즘을 이해하지 못한 분배정책은 오히려 빈부격차를 더 벌리며 빈곤층을 양산하는 결과를 초래하였으며, 국가의 백년대계를 교육에서 찾아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교육개혁으로 교육현장의 붕괴를 막아야 할 정부가 이를 방치하여 교권이 무너져 버리고 있다. 참되고 능력 있는 인재를 길러내야 하는 교사의 임무는 피 교육자의 자율을 가장한 방종에 눌리어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고 한다.
현 정부는 섣불리 자주국방을 논하면서 국론을 분열시켜 놓았고, 일자리를 잃고 거리로 뛰쳐나온 노숙자들이 지하도를 메우는데도 아랑곳 하지 않고 동족이 이름으로 북송물자 조달에만 신경 쓰고 있다.
대통령은 민생을 생각하면 송곳이 가슴을 찌르는 것처럼 아프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자기의 책임이 아니라 전 정부정책의 잘못된 것들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생긴 문제들이라며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하였다. 주가가 오른 원인은 저금리로 인해 유동자금이 주식시장에 흘러든 것인데 경제전반의 지표가 좋아졌다고 공치사 하고 있다. 숲은 보되 나무를 못보고 있다. 국민의 체감고통이 우울증과 자살로 나타나고 있는데도 측근들이 대통령의 눈과 귀를 어둡게 하고 있는 것일까.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 인구 10만명당 26.1명이 자살하는 것으로 나타나 OECD국가 중 자살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한다.
심리학자들은 자살의 동기로 급격한 환경변화에 따른 사회적 부적응을 들고 있다. 현대사회의 치열한 경쟁에서 도태 되었을 때 얻는 패배감은 무기력한 인간을 만들어 버리며 소득과 연계된 경제문제로 이어져 우울증, 이혼, 자살 등으로 나타난다고 한다. 이는 한 개인의 불행과 가정파탄을 떠나 국가적 수치이며 성장 동력을 멎어버리게 만들어 버린다.
정치지도자는 국민에게 꿈을 심어주어야 한다. 미래의 비전을 제시하고 정책에 따르기만 하면 잘살 수 있다는 꿈을 가지게 해야 한다. 국민이 추구해야 할 최고 가치를 설정하고 그 가치창조를 위해 국민총화를 이뤄내야 한다.
전 국민의 십시일반 하나가 되어 금을 모아 IMF환란을 극복하고 월드컵 4강을 차지했던 국민적 총화와 열정으로 뭉쳐진 힘의 폭발하던 모습이 무척이나 그립다.
정치가 바로서면 누가 정치판이 잘못되었다고 힐난 하겠는가. 확실한 안보관의 바탕위에 실업문제와 양극화의 해소는 물론 붕괴되는 교육을 바로 세워야 한다. 지금 우리는 당면한 국가적 과제에 대해 정확한 진단과 해법을 가진 자가 누구인가 찾아나서야 할 때이다.
그저 바라만 보고 서 있다가는 우리의 희망은 여울져 가는 저 세월 속에 영원히 파묻혀 버리게 될지도 모른다.
일본의 아베 총리는 ‘세계최고대학을 만들고 최고인재를 키워내겠다’며 확실한 교육개혁으로 부적격 교사를 과감하게 교단에서 퇴출하고 21세기를 주도해 나갈 인재양성의 발판을 마련하였다고 한다. 중국도 교육제도의 혁신과 교육개혁을 서두르고 세계의 리더로 부상하려하고 절치부심하고 있는데 우리는 걸출한 인재를 키우려는 계획은 없고 고교평준화와 국립대학교평준화 등 교육평준화정책으로 똑같은 붕어빵을 만들겠다는 것이 전부이다.
차기 대선에서는 위기에 놓인 반드시 국가를 올바로 세울 지도자를 바로 선택하자. 쩨쩨하게 애를 낳아보지 않았느니, 군대를 안 가본 사람이니, 여성편력이 어쩌고저쩌고 하며, 개인의 사생활을 들추며 따지지 말자.
우리가 바라는 것은 선진국을 향한 확실한 국가발전 계획을 세우고 헐벗은 국민을 제 몸처럼 사랑하며 뜨거운 가슴으로 감싸 안고 국민과 함께 조국의 미래를 개척해 나갈 장수가 필요한 것이다.
드라마 ‘주몽’이 전 국민의 사랑 속에 시청률 기록을 갱신해 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강 선 종 (기획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