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보육시설 지원 '무관심'
야간보육시설 지원 '무관심'
  • 진기철
  • 승인 2007.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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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벌이 부부들 아기 맡기기 전쟁

여섯 살과 네 살 난 아들을 둔 김모씨(38.여)는 최근 남편의 수고를 조금이라도 덜어주기 위해 저녁시간 때 음식점 아르바이트를 했었으나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이 일도 낮일을 구하지 못해 겨우 구한 것이라 김씨의 속은 쓰리기만 하다.

최근 남편의 야근이 잦아지면서 퇴근시간만 되면 남편이 직장상사나 동료들의 따가운 눈치를 보느라 스트레스가 부쩍 늘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아이들을 야간 보육시설에 맡기려 했으나 두 아이를 보육시설에 맡기는 경비나 자신이 한 달간 벌어들이는 수입이 비슷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여섯 살 난 딸아이를 둔 박모씨(37.여)도 최근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다른 직장을 알아보는 중이다.

얼마 다니지 않은 직장이지만 야근이 잦은 탓에 내린 결정이다.  다른 집 아이들 같으면 어린이집을 옳기면 되겠지만 자신의 딸아이인 경우 낯가림이 워낙 심해 야간보육시설로 옮기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적응기간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다니고 있던 어린이집 적응기간도 5개월이나 걸렸는데 적응도 하지 못하는 아이를 밤  늦게까지 어린이집에 맡겨둘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맞벌이를 하는 가정이 늘고 있지만 아이 보육문제 때문에 직장을 그만둬야 하는 부모들이 많다.

28일 제주시에 따르면 현재 제주시내 보육시설 306개소 가운데 야간보육시설은 57개소로 동(洞)지역이 46개소 읍.면지역은 11개소다.

하지만 읍.면지역인 경우 조천읍이 5개소, 구좌읍이 4개소(1개소는 지정신청만 해 놓은 상태)로 가장 많고 애월읍과 한림읍은 1개소씩뿐이다. 추자와 우도는 섬 지역이라 그렇다 쳐도 한경면지역인 경우 아예 저녁시간 때는 아이들을 맡길 곳이 없는 실정이다.

여기에다 한림읍인 경우 지정신청만 해 놓고 운영하고 있지 않다.

맡겨지는 아이들이 적은 농한기에는 야간 운영하지 않고 농번기에만 하고 있다는 것이 보육시설에 대한 지도.점검을 하고 있는 제주시의 설명이다.

특히 읍.면지역인 경우 야간시간 운영하는 보육시설은 모두 개인. 지정신청만 한 곳은 정부로부터 일부 운영비를 지원받고 있는 법인 보육시설이다.

이와 관련 한 보육시설 관계자는 “아이들의 수요예측이 어려운가 하면 야간교사 확보가 어려워 시간을 연장해 운영하려는 보육시설이 적은 것으로 안다”며 “아이들을 탄력적으로 맡아줄 수 있는 보육시설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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