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산업정보대학 교수들이 들고 일어났다. 제주산업정보대학 교수협의회(회장: 심규호 교수)는 ‘법인 임시이사회’가 구성된 지 7년째로 접어드는 시점에서 ‘학원 정상화를 위한 포럼’을 개최하여 저간의 사정을 내외에 널리 알리고, 대학의 정상적인 운영을 위한 도민들의 협조를 호소하기로 했다.
구 재단의 비리 · 부정사건으로 빚어진 이 대학의 파행 운영은, 그사이 구성원들의 온갖 노력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진전 없이 지속되어 왔다.
이로 인해 산업정보대학은 교육과 연구 그리고 전문 인력의 양성과 사회봉사라는 대학 본래의 사명을 수행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참으로 통탄할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대학이 어떤 대학이 길래, 이토록 긴 세월을 고통에 시달려야만 하는가. 제주산업정보대학은 전국적으로 국토개발의 열기가 뜨거워 가던 1973년 ‘지역발전의 중추가 될 전문인을 양성’하고자 탄생하였다.
올해로 개교 34주년을 맞는 제주산업정보대학은 그동안 3만7천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하며, 이 고장의 번영에 지대한 공헌을 하여왔다.
특히 제주도 현대사에 있어 격변기(激變期)로 분류되는 1970∼80년대 이후, 이 대학 출신들의 활약상은 가히 타의 추종을 불허하리만큼 눈부시다.
건축 · 토목 · 전기 분야를 비롯하여 관광 · 축산과 사회복지 · 행정 · 스포츠 분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선도적 역할을 해오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유아교육과 보육분야는 도내 최고를 자랑하고 있다.
이처럼 지역사회 중심대학으로 성장해오던 산업정보대학에 시련이 부닥치게 된 것은 2000년 초, 구 재단 측의 교비횡령 범죄가 백일하에 드러나면서 부터이다.
이 사건으로 당시 학장이면서 사실상의 재단이사장이었던 김모씨가 구속돼 사법부의 심판을 받았으며, 그 이래로 학교법인은 교육부에서 파견된 임시이사진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임시이사회와 대학 당국은 지난 몇 년 간 대학의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해 왔으나, 번번이 무산되고 말았다.
끈질긴 방해공작과 교육부의 모호한 태도가 사안을 더욱 곤란하게 만들어 놓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제주산업정보대학 교수협의회가 ‘제주교육의 미래와 사학(私學)의 자존’을 위하여, 과거 구 재단의 행태를 낱낱이 밝히고 아울러 대학의 정상화와 발전방안을 모색하고자 포럼을 갖고 있는 것이다.
오늘(26일)오후 열리는 ‘정상화’포럼에서는 이 대학 기획처장인 김대영 교수와 전국임시이사파견대학 공동대책위원장인 이화영 서일대교수가 주제발표를 하고, 특별자치도의회교육위원회 고태우 의원과 서귀포YWCA 이신선 사무총장 등이 토론을 한다.
이번 포럼에는 도내 많은 시민단체와 신문 · 방송이 후원기관으로 나서, 대단한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
제주타임스 · 제민일보 · 한라일보 · MBC · JIBS · KCTV · 제주의 소리 · 제주투데이 등 언론기관을 위시하여, 제주도교원단체총연합회 · 민주노총제주본부 · 전국교직원노조제주도지부 · 제주반부패네트워크 · 제주주민자치연대 · 제주환경운동연합 교육실천포럼 · 참교육전국학부모회제주지부 · 임시이사파견대학 공동대책위원회 · 제주YWCA · 제주문화포럼 · 제주산업정보대학총동창회 등 각계각층에서 성원하고 있다.
제주산업정보대학을 살려야 한다.
30년을 훌쩍 뛰어넘는 오랜 역사와 전통을 지닌 전문대학. 학생과 학부모는 물론이고, 지역사회와 도민들을 위해서도 반드시 회생시켜야 한다.
제주산업정보대학은 우리들의 대학이자, 제주도민의 자존심에 다름 아니다.
“특별자치도 시대에 걸맞게 이 대학을 도립대학으로 전환하여, 지역의 거점대학으로 육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제발표자의 주장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제주산업정보대학의 조속한 정상화는 도민 모두가 소망하는 바이다.
이 용 길
전 제주산업정보대학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