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선된 아동급식과 달리 노인급식은 뒷걸음질
급식배달 지원과 관련, 아동에 비해 노인에 대한 관심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2005년 1월 ‘서귀포부실도시락 파문’을 계기로 아동급식은 대폭 개선된 반면에 노인 급식지원은 오히려 뒷걸음치고 있는 형국이다.
부실도시락으로 여론의 호된 질책을 받았던 서귀포시의 아동급식 사업은 이후 크게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도시락 지원의 경우 자활후견기관에 위탁한 가운데 도시락 제조를 위한 식당이 지어지고 영양사와 조리사까지 배치됐다. 아동 1명에게 지원되는 급식비 3000원은 모두 급식재료를 구입하는데 쓰이도록 하는 등 최고의 정성과 영양을 담고 있다.
방학 중에는 아동급식 특별대책까지 수립, 저소득층 결식아동에 대한 급식지원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서귀포시는 이번 겨울방학 급식지원 대상아동을 2433명으로 잡고 가정형편에 따라 1일 1~3식을 제공하고 있다. 서귀포시가 올해 아동급식사업에 책정한 예산은 16억5800만원에 이른다.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부실도시락 파문이 서귀포시 아동급식사업 개선에 촉매 역할을 한 셈이다.
그러나 노인들에 대한 급식지원은 상대적으로 열악할뿐더러 사업규모도 사실상 축소됐다. 서귀포시는 거동이 불편한 저소득 독거노인들에게는 결식아동들과 마찬가지로 집으로 도시락을 배달하고 있다.
지난해 독거노인 165명을 대상으로 월 25회 도시락을 배달했다. 그런데 올 들어서는 도시락 지원횟수를 월 12회로 줄였다. 이는 노인 도시락 1인당 지원단가를 지난해 2000원에서 올해 3000원으로 50% 인상하면서 비롯됐다. 올해 관련예산 증가(7300여만원→9000여만원, 23%)가 지원단가 인상률을 밑돌자 도시락 지원 횟수를 줄여버린 것이다.
도시락의 질을 높이기 위한 지원단가 현실화가 대상노인들에게는 오히려 독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노인급식에 대한 행정의 무관심 속에 결식노인들의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
한 노인 도시락배달 위탁기관 관계자는 “몸이 병들어 도시락 지원을 받아야 하는 결식노인들의 사정은 아동들보다 더 딱하다”면서 “도시락만으로 연명하는 노인들도 많고 또한 지원을 받아야 할 대상도 더 있는데 행정이 관련사업을 줄인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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