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실업계 고교, 일반계 변신 '몸부림'
제주도내 실업계 고등학교들이 시대변화에 따라 살아남기 위한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상당수 학교는 인문계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어 실업계 교육의 앞날을 어둡게 하고 있다. 21일 제주도교육청에 따르면 실업계 교육이 고산 관광정보고등학교와 영주고등학교(구 제주공업고등학교)가 전국단위 모집학교로 특성화되고, 관광해양고등학교와 표선고등학교의 학과가 개편되는 등 도내 실업계고의 2차 개편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부터 추진되고 있는 실업고의 학과개편과 더불어 도내 고등학교의 전체적인 판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지난해 상당수 실업계 고교의 12학급이 대학진학을 위한 보통학과로 변경·승인됐다. 이들 고교의 실업계 과목을 인문계로 전환한 것이다. 이를 위해 제주상고가 중앙고로, 표선상고가 표선고교로, 제주공고가 영주고교로, 애월상고가 애월고교로 각각 교명을 변경하기도 했다.
이와함께 2008년 추진을 목표로 제주관광해양고가 기존의 관광외국어학과와 해양산업학과, 관광해양레포츠학과를 보통과(일반계)로 전환할 방침이다.
표선고도 현재 보통과 3개 학급 운영에서 추가로 1개 학급을 개설하기로 해 장기적으로 일반계고의 변모를 추진하고 있다.
반면 일부 학교는 실업계 특성을 그대로 살려 실업계 교육의 앞날을 밝게 하고 있다. 제주여상인 경우 현행 정보처리학과와 경영정보학과를 각각 1개 학급씩 줄여 사회적 수요가 많은 회계정보학과 2개학급을 신설하는 등 실업교육에 충실하기로 했다.
전국단위 모집의 특성화고교 변모를 추진하는 고교도 있다. 영주고는 4개의 컴퓨터 공학과를 영상미디어 관련학과와 마이크로 로봇학과로 각각 특성화시켜 도외 학생들의 입학을 허가할 방침이다.
지난해 미용특성화고로 탈바꿈한 고산관광정보고는 전학년을 토탈 뷰티과로 전환하고 내신점수를 기준으로 도외 학생들을 유치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도교육청은 각 학교별 신청서를 심의해 금명간 최종 승인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하지만, 지난해 도내에서 총 12개 실업계학과가 일반계 학과로 전환되는 등으로 실업계 고교의 설립목적이 크게 훼손됨으로서 실업계 고교 존립 자체가 위협을 받을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 때문에 도 교육청이 실업계 고교 설립의 취지를 살리고 실업계 교육을 정상화 하기 위해서는 인문계 학과 전환을 허가하는데 보다 신중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 실업계 고교측은 “상당수 학생과 학부모들 등 교육 수요자들이 일반계 학과로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지난해 제주지역 실업계 고교의 대학 진학률은 88.4%로, 전국 평균 65%에 비해 상당히 높은 반면 취업률은 6%에 불과(전국 평균 30.6%) 한 형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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