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무분별 무책임 행정사업 추진
[사설] 무분별 무책임 행정사업 추진
  • 제주타임스
  • 승인 2007.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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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행정사업이 신뢰를 얻으려면 사업 계획부터 마무리까지 면밀한 분석과 준비가 전제되어야 한다.
구멍가게 운영하듯 기분 내키는 대로, 사업의 효율성이나 성과를 따지지 않고 추진한다면 그것은 행정낭비만 초래할 뿐이다.
결국 이로 인한 피해는 행정사업 영역에 포함되는 지역주민에게 돌아 갈 수밖에 없다.
이를 감안하면 서귀포시의 인진쑥을 이용한 '한우 비육 시범사업'은 구체적 사업추진에서의 문제점이나 위험성 등을 점검하지 않고 행정사업 추진 실적이나 성과만을 겨냥했다가 실패한 사업이라는 비판을 받기에 충분하다.
서귀포시는 지난해 10월 감귤 대체 보완 작목으로 육성하고 있는 인진쑥을 활용한 한우비육시범사업을 추진한다고 발표했었다.
이후 사업비 5000만원을 투입, 대상농가를 선정하고 시험대상 한우 42두를 선발하여 인진쑥을 사료로 한우를 비육시켜 제주지역 한우사업의 경쟁력을 높인다는 것이었다.
감귤대체 작목으로서의 인진쑥과 한우 비육사업을 묶어 두 마리 토끼를 노리겠다는 발상이었다.
그러나 서귀포시는 이 같은 사업 추진 사실을 발표한 뒤 3개월도 아니 돼 "없던 일"로 사업을 취소해 버렸다.
이유는 사료로 활용할 인진쑥 부산물 확보가 어렵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서귀포시는 인진쑥 사료 확보 방안도 없이 사업을 추진한 것이나 다름없다.
비육사업에 가장 기초적인 사료확보 방안도 없이 예산을 투입하여 대상농가와 대상 한우까지 선정했다는 것은 이해 할 수 없는 일이며 이들 농가와 지역축산업을 우롱한 것이다.
사업개시 3개월도 되기 전에 사업을 포기했다면 투입된 예산 낭비에 대한 책임은 누가지며 양축농가의 허탈함은 어떻게 매울 것인가.
이처럼 '아니면 말고'식 사업이나 아무런 뒷감당 없이 "우선 저지르고 보자"는 무분별.무책임 행정사업은 또 없었는지 차제에 철저한 검증이 있어야 할 것이다.
행정의 방만한 예산 운용이나 사업 실패의 최종 피해자는 세금을 내는 주민들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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