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측 대표단이 감귤을 쌀과 동등한 입장에서 협상품목에서 제외, 관세장벽을 유지하려는 반면 미국측은 이번 협상부터 쌀을 포함한 모든 농산물에 대해 예외 품목 없는 개방 요구를 기본 협상 자세로 임하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제주도와 농림부 및 외교통상부 등에 따르면 양측은 이번 협상에서 핵심 쟁점을 다루는 무역구제와 자동차, 의약품, 위생·검역 등 4개 분과 및 작업반 회의를 열지 않기로 결정, 6차 협상의 최대 핵심 분야는 농업과 섬유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농업 분과에 관심이 집중되면 자연스레 감귤류에 대한 관세 문제가 거론될 것으로 보여 제주도가 긴장하고 있다.
도는 이번 협상이 현재 부과중인 오렌지 관세 50%, 감귤 관세 144% 유지를 어렵게 하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측과 미국측 농업분과 실무협상단을 만나 또다시 감귤의 민감성을 강조할 예정이지만, 성사 여부는 미지수다.
미국측이 국가 대 국가 차원의 협상 진행과정에서 지방정부가 개입하는 것을 기본적으로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측이 쌀을 포함한 모든 농산물의 무조건 개방을 요구하는 분위기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어 이번 협상 결과에 따라 제주 감귤의 관세 장벽 유지가 가능할 지 여부를 판가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측은 이번 협상 전략으로 민감 농산물 관세 양허안(개방안) 논의를 일정 수준 진척시키되 시장 개방에 따른 피해 최소화 장치로 농산물 특별 세이프가드와 저율관세할당 물량 관리방식에 대한 미국측의 유연한 접근을 요구할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미국측 웬디 커틀러 수석대표가 15일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산 쇠고기의 한국 수입문제가 해결돼야 FTA 협상이 본궤도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는 등으로 쌀이나 감귤 등 농산물 협상문제는 자칫 뒤로 미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형편이다.
한편 김태환 도지사를 비롯한 도 관계자, 한미 FTA 감귤대책위원회(위원장 강지용)가 협상장을 방문해 오렌지 등 감귤류가 협상품목에서 제외되도록 거듭 촉구할 방침이다.
제주도와 감귤대책위는 4차, 5차협상에 이어 3번째로 협상장을 방문해 한국.미국측 농업분과 협상단과 간담회를 시도할 예정이지만 미국측 웬디 커틀러 수석대표와는 면담이 이뤄질지 의문이다.
제주방문단은 17일 낮 12시 미국측 농업 분과팀과 간담회를 갖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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