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용보증재단은 지역 중소업체들의 자금지원을 돕기 위해 183억 원의 국비와 도비가 투입돼 설립된 공기업이다.
그런 재단이 임직원들의 외국출장여비와 중식비 등을 멋대로 지출해 온 데다 다른 지방에 출장간 직원들에게도 시간외 수당을 지급하는 등 ‘신용’과는 거리가 있는 행태를 보여왔다는 것.
이는 제주도감사위원회가 지난해 9월 18일부터 22일까지 5일간 제주신용보증재단의 업무 전반에 걸친 감사를 실시한 결과 드러났다.
이에 따르면 제주신용보증재단은 해외연수 때 임직원들의 비용한도를 수백만원씩 초과 지출해 예산을 낭비하는가 하면, 출장·휴가·공가 중에 있는 직원들에게 1인당 6000원씩의 중식비를 지급했다. 특히 사직서를 제출해 출근하지 않은 직원에게 교통비와 중식비를 지급한 것을 비롯해 광고선전비로 책정된 예산으로 직원들의 티셔츠를 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뿐만이 아니다. 제주신용보증재단은 다른 지방에 출장 중인 직원에 대해서도 시간외 수당을 지급하는가 하면 외부에 보낼 감사선물 구입비를 업무추진비로 충당하지 않은 채 광고비로 지출하기도 했다고 한다.
한마디로 국민 세금으로 흥청망청 돈 잔치를 벌인 셈이다. 어떻게 이렇게 예산을 제멋대로 집행할 수 있었는지 아연할 따름이다. 공기업에 투자된 국민의 혈세는 눈 먼 돈이 아니다. 이런 식으로 예산을 펑펑 써대고도 모자라면 다시 혈세로 메우는 악순환을 되풀이해 왔을 것 아닌가.
도감사위는 적발사항에 대해 시정이나 주의처분을 내리고 임의로 집행된 예산 370여만원을 회수하도록 조치했다고 하지만, 다시 이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감시·감독이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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