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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간 남몰래 이웃에 대한 ‘작은사랑’을 실천해오고 있는 한 시골마을의 ‘아버지와 아들’이야기가 각박한 세태에 온기를 더해주고 있다. 서귀포시 표선면 세화3리 김춘보씨 부자(父子)이야기다. 김씨는 1994년부터 표선면 관내 어려운 이웃돕기 일환으로 두 가구를 선정해 한 가정에 매달 5만원씩 13년 동안 한 달도 빠짐없이 지원해 오고 있다는 것이다. 김씨 아들인 정완(25)씨도 아버지의 ‘작은 이웃 사랑’ 실천을 본받아 관내 독거 노인 1가구와 결연, 매달 5만원씩 지원하고 있다고 한다. 가진 자들 입장에서는 매달 15만원씩 후원하는 이들 부자의 이웃사랑 성금이 대단한 것이 아니라고 할 지 모른다. 그러나 시골마을에서 십 수년 동안 남모르게 끊임없이 지원하는 이들의 성금은 연말 때나 이름을 걸기 위해 한 번씩 거액을 내는 가진 자들의 그것보다는 더 따뜻하고 더 큰사랑의 실천이 아닐 수 없다. 생각은 하고 있으면서도 실천을 하지 않는 이웃사랑이나 봉사는 의미가 없다. 말만 앞세우는 이웃사랑이나 봉사도 마찬가지다. 이런 뜻에서 남모르게 묵묵히 행하는 김부자의 작은 이웃사랑 실천은 그만큼 가슴에 와 닿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그것이 작은사랑의 불씨가 되어 이웃을 데우는 따뜻한 온기로 번져나가기를 기대하고자 한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가 사는 세상은 너무 각박해지고 있다. ‘남이야 죽든 말든 나만 살면 그만’이라는 이기심과 탐욕이 팽배해지고 그래서 세상은 더욱 싸늘하고 차갑기만 하다. 이런 세태에서 남몰래 꾸준히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김부자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김부자의 이야기가 작은 이웃사랑 실천의 귀감이 되기를 빌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