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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문예진흥기금 심사가 말썽이다. 한 시인이 문예진흥기금 심사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시인 강문신씨는 최근 제주문화예술재단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2007년도 제주도문예진흥기금 심사의 의혹’이란 글을 통해 6항목에 걸친 문제점을 제기했다. 강씨는 글을 통해 “전문 시인들의 작품을 문외한들이 심사했다”고 비난하면서 “이번 문예진흥기금 장르별 심사 결과가 시는 21명이 신청하고 2명이 선정돼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선정률을 보였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밖에도 강씨는 문예진흥기금 심사규정을 마음대로 변경 시행한 점, 신청요강에도 없는 이유를 들어 ‘구비서류 미비’로 분류해 심사에서 제외시킨 점, 수혜 자격이 없는 개인과 단체에 대한 지원 등을 문제점으로 들어 재심사가 이뤄져야 함을 주장했다. 사실 제주도문예진흥기금에 대한 불만이 제기된 것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그러나 이처럼 공개적으로 문제점을 지적하고 재심사를 요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 동안은, 불만이 있더라도 속으로만 새겨온 것이 저간의 사정이다. 문예진흥기금은 지원액은 한정돼 있는 데 신청자가 많아 해마다 치열한 경쟁이 이뤄져 왔다. 문학분야는 물론 미술, 음악, 연극, 무용 등 각 장르별로 개인과 단체가 출판이나 전시, 공연 등에 지원을 요구하지만 심사를 통과하는 개인이나 단체는 극소수일 뿐 아니라 지원액도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그러니 심사에서 탈락한 신청자들의 불만의 소리가 높을 수밖에 없다. 이번 강씨가 공개적으로 의혹을 제기한 것은 그 동안 쌓여왔던 탈락자들의 불만을 대변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장르별 소속 심사위원이 없다는 점, 선정률이 타 장르에 비해 낮다는 형평성 문제, 심사규정의 변경, 수혜 자격이 없는 사람에 대한 지원 등은 생각해 볼 문제다. 제주도문화예술재단도 임기응변식 해명에만 급급할 것이 아니라 제기된 문제점을 하나하나 검토해서 개선할 것이 있으면 고쳐나가는 자세가 요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