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대한 예산을 들여 만들어진 초현대식 건물인 제주항 여객터미널이 준공된 지 2년도 안돼 빗물이 스며들어 부실공사의 의혹이 제기되고 있음은 이와 같다고 할 것이다.
제주항 여객터미널은 해양수산부가 지난 2005년 3월 140억여 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들여 연면적 1837평의 초현대식 건물로 준공됐다. 준공 당시 해양수산부 장관이 직접 서울에서 내려와 준공 테이프를 자를 정도로 해양수산부가 정성을 쏟아 부은 건물로 제주 해상 관문을 크게 업그레이드하는 등 도민들의 기대를 한 몸에 모으기도 했다.
그러나 불과 50㎜의 비를 뿌린 지난 3일 오후 터미널 1층 선박업체 입주 사무실 천장과 벽체에 줄줄이 빗물이 새어 이곳에 입주한 선박업체들은 책상과 집기를 옮기고 빗물받이 양동이를 비치하는 등 큰 곤욕을 치렀다고 한다.
뿐만이 아니다. 관광객을 비롯한 일반인들이 이용하는 동쪽 복도 벽체에도 줄줄 누수 되는 등으로 제주항 해상 관문의 이미지를 여지없이 흐리게 해놨다.
한마디로 어이없는 일이다. 140억이나 들인 초현대식 건물이 태풍이나 폭풍우 같은 천재지변이 일어난 것도 아닌 상태에서 불과 몇 십㎜ 상당의 비 날씨에 두 손을 들었다는 것은 믿어지지 않는 일이다. 2년도 채 안된 쌩쌩한 건물에서 비가 새다니 말이나 되는가. 자연히 부실공사 의혹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도대체 공사감독은 어떻게 했으며 감리(監理)는 제대로 했는지 의혹은 의혹을 낳는다.
이에 대해 제주해양수산본부는 준공 후 하자보수 보증기간이 3년으로 돼 있어 시공업체에 보수를 요구하겠다고 밝혔지만, 부실시공의 책임을 엄히 물어야 할 것으로 본다. 부실공사는 이 사회에서 영원히 추방해야 할 암적(癌的) 병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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