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남 칼럼] "뿌린 대로 거두리라"
[김덕남 칼럼] "뿌린 대로 거두리라"
  • 제주타임스
  • 승인 2007.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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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씨 뿌려야 좋은 열매 맺어

"뿌린 대로 거두리라". 성서의 가르침이다.
악의 씨를 뿌리면 악의 열매가 달리고 좋은 씨를 뿌리면 좋은 열매를 맺는다는 교훈이다.
불가(佛家)에도 같은 가르침이 있다. 인과응보(因果應報)라는 업보(業報)가 그것이다.
"선한 일을 하는 선업(善業)에는 즐거운 보(報)가 따르고 악행에는 괴로운 보가 따른다"는 것이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는 우리 속담도 같은 의미다.
이를 긍정하여, 우리의 현실이 괴롭다면 우리는 과거에 괴로움의 씨앗을 뿌렸을 터이다.
이와 달리 오늘의 삶이 즐겁고 행복하다면 즐겁고 행복한 씨를 뿌려왔음에 틀림없다.
건강하고 아름다운 삶의 열매는 건강하고 아름다운 씨를 골라 뿌리고 어떻게 가꾸느냐에 달려 있다.
개인이든, 가정이든, 사회공동체든, 국가운영이든 다 마찬가지다.

참담한 현실은 정권 잘못 선택 탓

왜 새해 초입부터 '씨앗 타령'인가.
현실이 너무 팍팍하고 참담하기 때문이다.
민생은 도탄(塗炭)에 빠지고 국정은 책임지는 이 없이 파탄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역사책임의 하중(荷重)은 집권 세력에 있는데도 과거를 파헤쳐 역사를 부관참시(剖棺斬屍)하는 반역사적 독선과 무책임, '가위 바위'식으로 이념을 편갈라 불신과 분열과 갈등만을 부채질한 선동적 여론몰이 식 국정운영, 그래서 사회전반에 흐르는 싸늘한 냉소주의와 절망적 허무주의는 새해 들어서도 그치지 않고 넘쳐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이 지경이 되었는가.
씨앗을 잘못 골랐고 잘못 뿌렸기 때문이다.
4년 전 백성들은 희망의 씨앗을 골라내지 못했다. 건강한 믿음의 씨를 뿌리지 못했다.
화려한 말장난에 현혹돼 이념에 찌든 병든 절망의 씨앗을 선택해 버렸다. 불신과 갈등의 씨앗을 뿌린 것이다.
오늘의 참담한 현실은 그래서 정권을 잘못 선택한 백성들에게 1차 적 책임이 있다. 그러나 어찌하랴, 후회한 들 무슨 소용이 있는가.
아무리 그렇더라도 '무능하고 무모한 정권의 책임'이 면탈(免脫)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더 아프게 가슴 치며 책임을 통감할 일이다.

12월 대통령 선거에 눈 똑바로 떠야

그런데도 노무현 대통령은 "내 탓"보다는 "네 탓"에만 열올리고 있다. 참으로 비루하고 비겁한 책임전가가 아닐 수 없다.
미국의 헤리 트루먼 대통령은 임기 내내 책상 위에 "일의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The buck stops here)"는 뜻의 팻말을 놓고 근무했었다고 한다.
국정최고 책임자로서의 무한책임을 느끼게 하는 뜻깊은 일화(逸話)나 다름없다.
지난 4년 내내 거의 모든 책임을 '남의 탓'으로 돌리는 말많은 대통령을 보아온 백성들의 마음은 그래서 더욱 부끄럽기만 하다.
이 역시 잘못된 선택에 대한 인과응보라거나, 우리가 뿌린 대로 거두는 자업자득(自業自得)이라 해도 더는 할 말이 없다. 이제와 손가락을 잘라 바다에 던질 수도 없는 일이다.
그러기에 이제 백성들은 새롭게 깨어 눈을 부릅뜨고 건강한 씨앗을 골라야 할 때가 왔다. 그래야 후회 없는 내일을 기약할 수가 있다.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는 오는 12월19일이 그날이다. "살아있는 백성인가, 아니면 죽은 백성인가"는 이날의 결과가 말해 줄 것이다.
"절망의 씨앗을 뿌릴 것이냐, 희망의 씨앗을 뿌릴 것이냐", 선택은 순전히 백성의 손에 달려있다. 선택의 책임 역시 백성에게 있음은 물론이다.
'4년 전의 실패 한번'은 충분한 학습효과가 될 것이다.

김   덕   남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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