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중산간 해발 500~600m 고지대의 빗물을 인공적으로 지하로 흘려보내 수자원을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하는 것도 다 이런 이유 때문이다.
제주도수자원본부는 해마다 농업용수 및 음료수 등으로 물을 뽑아 쓰는 사례 급증에 따른 지하수 함양량 감소 등을 예방하고 안정적인 물 자원 관리를 위해 집중호우 때 하천을 통해 빠른 시간에 바다로 흘러가는 연간 7억t의 빗물 중 일정한 양을 해발고도 500~600m 지점에서 지하로 흘려 보내는 인공함양 사업을 벌일 계획이라 한다.
사실 제주의 지하수는 해마다 많은 양의 비가 내림으로써 그 자원이 무궁무진한 것처럼 보이지만 무분별한 지하수의 개발과 이용으로 언젠가는 지하수의 고갈을 가져오고 해수침투에 의한 지하수의 염수화를 초래할 수 있는 취약성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물론 제주도는 지하수의 고갈과 오염을 효과적으로 방지하기 위해 전국 최초로 지하수의 공공적 관리를 위한 공수(公水)관리 제도를 도입해 시행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런 시책만으로는 부족하다.
지하로 스며드는 양보다 바다로 흘러가 버리는 양이 더 많은 빗물을 효과적으로 이용할 방안이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이번 지하수의 인공함양 사업은 인공으로 지하수의 부존량을 늘려나가는 사업으로 기대되는 바 매우 크다 하겠다. 10여년 전에도 빗물을 모아 대규모 저수지를 만드는 표류수 이용계획이 입안되다가 흐지부지된 일이 있거니와, 지하수 인공함양 사업 역시 계획만 거창한 채 용두사미(龍頭蛇尾)로 끝나서는 안될 것이다.
제주의 지하수는 단순한 물이 아니다. 도민의 생명수이자 청정제주의 경쟁력을 지지(支持)하는 원동력이라 할 때 그 관리보존과 효율적인 이용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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