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은 정해년(丁亥年) 돼지해이다. ‘황금돼지해’라 해서 각 업종별로 황금돼지를 소재로 한 다양한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황금돼지 저금통은 없어서 못 팔 정도가 된다고 한다.
중국에서는 황금돼지해가 60년만에 돌아오는 것으로 믿고 있지만, 한국에는 600년 만에 돌아오는 것으로 잘못 부풀려 알려져 있다.
내년이 ‘황금돼지해’라 누가 일컬었는지는 모르지만, 내년을 ‘황금돼지해’라고 믿는 가장 큰 이유는 12간지에 따른 돼지해인데다 음향오행으로 보면 금의 해에 해당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결국 ‘부자’와 ‘복’을 상징하는 돼지, 그것도 황금돼지여서 이와 맞물린 상술이 더해져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지는 않은지 모르겠다.
마케팅 전략도 좋지만, 그 유래도 모른 채 마케팅 전략에 너 나 없이 휩쓸리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동양 철학의 본고장이라 일컫고 있는 중국에서도 ‘황금돼지해’라는 정확한 근거를 찾지 못하고 있다.
민속학자들조차 문헌자료 어디에도 내년이 '황금돼지해'라는 근거가 없다고 말한다.
돼지해라고 할 수는 있지만, 특별히 황금돼지해라고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정해년의 ‘정’이 불을 뜻하고, ‘해’는 물을 상징하기 때문에 오히려 불길하다는 음양오행의 다른 해석도 나오고 있다.
복을 바라는 소망에서 '황금돼지해'라는 믿음이 퍼졌다면 굳이 근거를 따질 필요가 있느냐고 항변할지 모르지만, 결국 '황금돼지해'가 새해에 대한 기대와 희망에 영합하는 상술의 산물인 것만은 분명하다.
쌍춘년으로 알려진 올해는 결혼하는 사람도 많은 해였다. 이로 인한 특수도 만만치 않았지만, 내년도에는 유아 산업이 특수를 노릴 것으로 보인다.
올해 결혼한 사람들이 늘어난 데다 재물 복을 타고 난다는 ‘황금돼지해’라 해서 출산율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황금돼지해'란 것이 상업적인 목적에서 나온 상술의 산물인 것은 분명하지만, 이 상술이 오히려 침체된 지역경제를 떠받히는 요소로 작용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강 상 돈 (시조시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