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국정원 첩보 공조 수사 결과 밝혀 …7명 불구속
제주 이전 기업 2호인 EMLSI 대표와 연구원 5명 등 6명이 최첨단 반도체 기술을 해외에 유출시킨 혐의로 검찰에 무더기 구속됐다. 제주지검은 21일 메모리 반도체 및 비메모리 반도체 생산 회사인 EMLSI 대표 박 모씨(45)를 비롯한 책임연구원 안 모씨(30), 김 모씨(29), 정 모씨(37), 수석연구원 전 모씨, 이사 박 모씨 등 6명을 업무상 배임과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검찰에 따르면 EMLSI 대표 박 씨는 국내 유수의 이미지 센서(CIS) 업체인 M사의 연구원 9명을 지난 해부터 영입하면서 M사의 CIS에 관한 영업비밀 자료의 약 80%를 몰래 빼내 오도록 한 뒤 이를 그대로 사용하거나 약간의 수정을 거쳐 CIS를 설계해 중국의 반도체 생산 공장인 C사에 유출시켰다. CIS는 휴대폰 카메라 및 인공위성 등에서 사용하는 최첨단 반도체 기술로, 현재 이 분야 국내 기술로는 세계 2위인 삼성과 M사 등 2~3군데 뿐이다. 이 사건은 검찰이 국가정보원 산업기밀 보호센터로부터 국내 메모리반도체칩 제주업체인 EMLSI가 경쟁업체인 M사의 연구원들을 고용하면서 CIS기술설계 기술을 빼내 설계한 후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가 시작됐다. 황인정 차장검사는 21일 오후 1시 이 사건 수사 결과 발표를 통해 “ 이들은 M사에서 갖고 나온 각종 CIS 설계 회로도와 레이아웃 도면 등 영업비밀 자료를 사용해 CIS를 자체 설계한 후 중국에 보내 이미 테스트칩이 만들어졌다”고 밝혔다. 황 차장검사는 “경쟁회사의 연구원들(9명)을 영입하면서 회사의 영업비밀을 갖고 나오도록 해 그 기술을 배낀 도덕적 해이는 물론 일부 기술을 해외에 유출시킨 혐의가 크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기술은 유출시켰지만, 시제품만 만들고 완제품을 만들기 전 단계에서 적발됐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기술을 유출당한 M사는 1995년부터 CIS 개발에 들어가 2000년 휴대폰용 CIS 생산을 시작한 이후 2004년 매출액 세계 1위를 기록했으며, 올해 세계 3위를 예상했던 기업이라고 검찰은 밝혔다. 황 차장검사는 “M사는 이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10년 가까이 150명의 연구원이 참여했고, 150억여원의 경비가 소요됐다”고 밝혔다. 따라서 M사는 그 기술이 해외 유출돼 CIS를 시가보다 20~30% 싸게 판매할 수 밖에 없게 돼 약 4000억원의 피해가 예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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