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우울한 제주도의 각종 지표
[사설] 우울한 제주도의 각종 지표
  • 제주타임스
  • 승인 2006.12.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기 침체 때 치마 길이가 짧아지고 맥주가 잘 팔리지 않는다는 속설이 있다. 최근, 속설이 적중이라도 한 듯 각종 경기 지표가 좋지 않은 가운데 미니스커트는 호황을 누리고 있고 맥주업계는 고전을 하고 있다고 한다. 미니스커트나 맥주 판매량이 마치 소비자 지수나 무슨 경제지표처럼 ‘길거리 경제지표’의 역할을 하는 셈인데, 미니스커트에서 맥주까지 길거리 지표가 어느 것 하나 좋아 보이지 않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그런데 길거리 지표만 그런 게 아니다. 제주도의 각종 지표 역시 썩 좋지 않아 우울한 연말을 맞고 있다니 예사롭게 넘길 일은 아닌 듯 싶다. 보도를 보면 제주특별자치도를 꾸려나가는 자주재원 비율과 재정자립도가 지난해에 비해 크게 떨어지고 도민 1인당 채무부담 비율이 전국에서 으뜸을 차지하는 등 행정지표가 빨간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와 함께 도내 봉급생활자들의 연봉이 전국에서 가장 낮게 조사되는 등 주민소득생활도 한파를 맞고 있다. 자주재원인 내년도 지방세와 세외 수입은 7857억5700만 원으로 올해보다 7.1%(597억300만 원) 감소했다. 재정자립도의 경우 2005년 39.3%로 비교적 세입징수기반이 좋은 것으로 평가되다가 2006년에 33.8%로 전국 16개 광역단체 중 11위로 떨어졌다. 내년인 경우 잠정적으로 26∼28%로 더욱 떨어질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도민 1인당 지방세 부담 역시 내년에는 74만7000원이 될 것으로 보여 세부담이 올해보다 다소 가중될 것으로 보이며, 도민 1인당 채무액은 전국에서 1위, 농가 1가구당 부채액은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제주도의 각종 지표는 길거리 경제지표 못지 않게 우울한 성적표를 보이고 있거니와, 특별자치도이자 국제자유도시인 제주도의 지표들치고는 매우 초라한 것이다. 그래서 이 연말이 개운찮고 불안한 마음만 더욱 커진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도 지역경제 살리기에 행정, 도민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