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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말에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로 들어가야 한다’는 말이 있다. 이는 뜻하는 성과를 얻으려면 반드시 그에 마땅한 일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어떤 상품을 파는 일도 마찬가지다. 상품을 잘 팔기 위해서는 생산지에서의 판촉도 필요하지만 소비지를 공략하는 일이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감귤사상 올해 처음으로 서울에서 열린 ‘감귤 소비자 한마당’은 그 동안 산지(産地)에서 열렸던 감귤 축제의 이미지를 180도 바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만큼 성황리에 열렸고 큰 호응 속에 마무리됐다는 것이다. 행사기간 서울시민을 비롯 외국인, 관광객 등 30만여 명이 축제장을 찾아 감귤의 효능과 우수성을 알리는 데 톡톡한 효과를 거뒀다니 말이다. 농협관계자가 “감귤 홍보를 위해 수 십억 원의 홍보비를 쓴 것보다 더 좋은 효과를 거뒀다”고 자평한 것은 이 행사가 얼마나 많은 성과를 거뒀는지를 단적으로 설명해주는 대목이다. 그런데 문제는 예산이다. 이 축제를 앞으로 보다 발전적으로 치러내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예산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올해 처음으로 열린 서울에서의 감귤 소비자 한마당 축제 예산은 3억5000만 원이나, 이 액수로는 예산이 모자라 현지에서의 홍보부족 뿐 아니라 포토존 부족 등 다양한 프로그램의 미비, 공간 협소 등의 여러 가지 문제점이 제기됐다는 것. 감귤은 생산도 중요하지만 소비는 더 중요하다. 이런 점에서 소비지에서의 감귤축제 활성화는 가장 신경 써야 할 부분인데, 예산부족으로 제대로운 축제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문제다. 호랑이 굴로 들어갔다가 힘에 부쳐 낭패를 당하는 경우와 다를 바 없다. 축제를 보다 알차고 의미 있는 축제로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그에 걸 맞는 예산확보가 필수적이다. 어렵겠지만 내년에는 예산을 충분히 확보해 미흡한 부분을 보완하고 좀 더 짜임새 있는 축제로 승화시킴으로써 진정한 소비지 감귤축제로 정착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