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6일 APEC부산개최이후 도민들의 성난 분노는 열린우리당 정동영․신기남 전․현직 의장과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의 정부혁신세계포럼 제주개최 약속으로 잠시 가라앉았었다.
그러나 ‘혹시나’ 했던 도민들의 기대는 ‘역시나’로 끝나버렸다.
도민들은 “더 이상 정부와 열린우리당을 믿을 수 없다. 이럴 수 있느냐. 한국을 대표하는 외교부의 수장과 집권여당의 대표가 수차례에 걸쳐 세계포럼의 제주개최 공언을 했으면 약속을 지켜야지 어떻게 제주도민을 이렇게 우롱할 수 있느냐”면서 분노하고 있다.
제주도는 지난 5월 6일 정부와 집권여당의 공언과 공약을 바탕으로 제6차 정부혁신세계포럼 제주유치를 신청했다. 자치단체로는 제주도가 유일했다.
제주도는 정부혁신기획단에 보낸 유치신청을 통해 △국내최고의 완벽한 국제회의 시설 △풍부하고 다양한 숙박시설 △쉽고 편리한 접근성 △3회에 걸친 정상회담 및 최근의 UNEP, PATA, ADB 등 국제회의 개최 실적 △테러나 불법집회의 위험으로부터 안전 및 보안 확보가 용이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제주도의 개최지 유치신청 소식이 전해지자 유엔경제사회이사국(UN DESA)은 5월 12일 “세계포럼은 정부관료가 많이 참석하는데 수도 서울에서는 카운터파트인 한국의 중앙부처 장관 등 정부관계자를 쉽게 만날 수 있고 이동수단인 교통도 편리하다는” 등의 이유로 서울개최를 공식 요청했다.
결국 정부혁신세계포럼준비위원회는 제주의 희망을 꺾고 UN측의 요구를 들어준 것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UN경제사무국에서 서울개최를 요청했지만 개최지 결정은 한국 정부에서 하는 것인 만큼 내년 5월 열리는 정부혁신세계포럼은 국제자유도시 개발촉진과 지역경제활성화 차원에서 반드시 제주에 유치되는 것이 바람직한데도 결국 힘의 논리에 제주가 밀렸다”고 분통한 심경을 드러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미 지난해 멕시코시티회의에서 한국개최결정시 개최지로 서울을 공식 발표한 것으로 알려졌음에도 불구, 이를 제대로 인지못한 외교통상부와 열린우리당 수장들이 마치 자신들의 힘으로 개최지를 변경할 수 있다는 힘의 논리를 빌어 제주도 개최를 약속하면서 사실상 제주도민을 우롱했다”고 비난했다.
결국 제주도는 들러리에 불과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한국과 유엔이 공동으로 개최하는 내년 5월 24일부터 27일까지 열리는 세계포럼에는 180여개 국가에서 국가원수, 각료, 국제기구 관련인사 등 3000여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999년 당시 미국 앨 고어 부통령 주도하에 1차 정부혁신포럼을 개최한데 이어 지금까지 브라질(2000), 이탈리아(2001), 모로코(2002), 멕시코(2003)포럼을 거치면서 세계 유명 국가의 원수 및 각료급이 참석하는 중요한 국제회의로 자리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