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곶자왈 한 평 사기 운동'의 허구성
[사설] '곶자왈 한 평 사기 운동'의 허구성
  • 제주타임스
  • 승인 2006.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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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가 제주의 허파라고 불리는 ‘곶자왈 한 평 사기 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무분별한 개발에 의해 파괴되고 훼손되는 곶자왈 지대를 보호하고 이를 생태관광 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도에 따르면 현재 제주의 곶자왈은 도 전체면적의 6% 정도인 3333만여 평에 달하고 있고 이중 60% 선인 2000여만 평이 사유지라는 것이다. 이들 사유 곶자왈이 각종 개발에 의해 파괴되거나 훼손돼 생태계가 교란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처럼 파괴되고 훼손되는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해 내외 100여만 도민과 내겳倂뮌? 기업체 등과 함께 ‘곶자왈 한 평 사기운동’을 전개한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내년부터 2016년까지 10년 계획으로 사유 곶자왈 10%에 해당하는 200여만 평을 사들이고 이곳에 생태체험 교육센터를 건립하고 생태관광 프로그램을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는 것이다. 도가 앞장서 곶자왈을 보호하고 생태계를 보전하겠다는 것은 뒤늦은 감은 있으나 매우 반갑고 환영할 만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우리도 이 같은 곶자왈 보전 운동을 적극 지지하며 이 운동이 ‘민관 합동 생태계 보전 운동’의 시범 사례로 활용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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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같은 생각에도 불구하고 그것의 실효성과 지속 가능성 등에 의심을 보내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곶자왈 한 평 사기운동’의 진정한 의도와 진정성에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도가 밝힌대로 곶자왈 한 평을 매입하는 데 35000원을 계산하면 10년 동안 매입계획 200만평을 사는데는 700억원이 들어 갈 것이다. 한 사람이 한 평이라면 200만명이 참여해야 가능하다. 한 사람이 수십평 또는 수백평을 사준다 해도 현실적으로 가능할지 여간 궁금한 대목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도민의 세금으로 조성된 도 예산에서 700억원을 투입해 사들인다면 10년이 아니고 1-2년이면 가능할 것이고 예산을 낭비하지 않는다면 10년이면 사유 곶자왈 모두를 사들일 수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또 있다. 한 평 사기운동으로 조성된 곶자왈의 생태관광 수익 창출 사업의 수익배분이나 곶자왈 지분 등 풀어야 할 숙제와 의문은 한 둘이 아니다. ‘곶자왈 한 평 사기운동’은 그래서 한 번 해본 빤짝 아이디어 차원이라면 웃어 넘길 수도 있지만 이런 아이디어 차원의 정책을 아무런 계산이나 뒷감당 없이 밀어붙이다가는 큰 낭패를 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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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곶자왈 한 평 사기운동의 진정성에도 문제는 있어 보인다. 도의 곶자왈 한 평사기 운동의 진정한 의도가 곶자왈 보전을 통해 곶자왈 생태계 보호에 있다면 그것은 곶자왈 난개발로 인한 파괴나 훼손이 전제된 것이나 다름없다. 그렇다면 개발사업 인허가를 담당하는 도가 반환경적 난개발 정책을 펴왔기 때문이 아니던가. 골프장 개발지역 등의 곶자왈 지대 파괴ㆍ훼손은 도의 인ㆍ허가에 의해 이뤄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까지 입으로는 친환경 개발을 되뇌면서 실제는 반환경 개발정책을 펴온 도 당국이 전개하는 ‘곶자왈 한 평 사기운동’은 ‘눈 가리고 아옹’식 정책아이디어일 뿐이라는 비판을 받기에 충분하다. 그렇기 때문에 도 당국은 ‘곶자왈 한 평 사기운동’에 앞서 곶자왈 보전 지역을 철저히 조사하고 이들 지역에는 어떤 개발도 할 수 없도록 행정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우선이다. 물론 ‘곶자왈 한 평 사기운동’ 은 내외도민이 참여하는 ‘환경 지키기 운동’이라는 상징성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실효성 없는 상징성은 허구성일 뿐이다. 철저한 곶자왈 정책 점검이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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