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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넘어선 베어벡호, 이제는 중동의 모래바람을 극복하라!’ 지난 10일 오전 1시(이하 한국시간) 도하 알 라얀 스타디움서 열린 ‘제15회 아시안게임’ 8강전에서 부담스러운 상대 북한을 3-0으로 누르고, 큰 고비를 넘긴 베어벡 AG호지만 여전히 우승까지의 행보는 험난하기만 하다. 한국의 다음 상대는 서아시아의 우즈베키스탄을 2-1로 꺾고, 준결승에 오른 중동의 ‘복병’ 이라크. 이번 아시안게임 대회 참가부터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국가다. 복잡하고 불안정한 정세 속에 선수 소집부터 어려웠고, 마땅한 훈련장소가 없어 시리아와 UAE(아랍에미리트연합) 등 인근 국가들을 떠돌며 근근히 손발을 맞추는데 그쳐왔다. 그러나 이라크는 파란에 파란을 거듭, 어느새 4강까지 올라 결승의 길목에서 아시아 정상 재등극을 노리는 한국과 오는 12일 오후 10시 알 사드 스타디움서 맞붙게 됐다. 한국은 이라크와 A매치 역대 전적에서 4승9무2패로 확실한 우위를 잡지 못하고 있다. 더군다나 최근 정보도 거의 없다. 지난 1993년 10월19일 도하에서 열린 ‘94 미국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2-2 무승부를 기록한 것이 가장 마지막 치른 경기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번 아시안게임과 마찬가지로 23세 이하 선수들이 주축으로 나섰던 경기에서 2전 전승을 거뒀다는 사실. 지난 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아시아 지역예선에서 2-1 승리를 챙긴 한국은 04년 아테네 올림픽을 앞두고, 서울서 있은 평가전을 1-0 승리로 장식한 바 있다. 이라크를 꺾은 뒤 오는 15일 오후 9시 알 가라파 스타디움서 치러질 결승전도 어렵기는 매한가지다. 중동의 강호 이란이나 홈팀 카타르를 만나기 때문. 특히 이란의 전력은 막강하다. FIFA(국제축구연맹)의 국제대회 출전 정지 처분을 받아 이 대회 출전 여부조차 불투명했던 이란은 우승 후보로 손색이 없다. 이란과 역대전적은 8승4무8패로 호각지세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이라크와 마찬가지로 23세 이하 선수들이 출전하게 된 올림픽에서는 조금 다르다. 한국은 02년 부산 대회 4강전에서 0-0을 이룬 뒤 승부차기로 졌지만 공식 기록은 무승부다. 이전 99년과 04년에는 각각 1-0과 2-0 승리를 거뒀다. 예선전에 주춤했던 이란은 이 대회에서 경기를 치러갈수록 점차 향상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비록 현실 가능성은 낮은 편이나 카타르와 만나게 될 경우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라크만큼이나 베일에 가려져 있는 팀으로, 정보가 부족하다. 더군다나 카타르의 홈 어드벤티지를 무시할 수 없다. 역대전적에서 2승1무1패로 간신히 앞서고 있는 한국은 또 한번 어려운 승부를 벌여야 한다. 94 미국월드컵 본선 티켓을 한국에 안겨줬던 ‘기적의 땅’으로 기억되고 있는 도하지만 이번에는 상대의 안방으로 상황이 전혀 다르다. 말 그대로 ‘산 넘어 산’이다. 거친 형국 속에서도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며 극복해 나가고 있는 베어벡 AG호가 과연 20년만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을지, 축구 팬들의 관심이 점차 뜨거워지고 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