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막강 미드필드의 북한, 파울을 줄이고 중원을 봉쇄하라!’ 오는 10일 오전 1시(한국시간) 도하 알 라얀 스타디움서 ‘제15회 아시안게임’ 4강 진출을 놓고 자웅을 겨룰 북한을 극복하기 위한 베어벡 AG호의 해법은 무엇인가. 3전 전승을 거두고 예선을 통과했음에도 만족스럽지 못한 경기력에 고개를 연신 떨궈야 했던 베어벡 AG호는 이번엔 사전 정보가 거의 없는 북한을 상대로 더욱 부담스런 한판을 벌이게 됐다. 그간 베일속에 가려져 있던 북한의 전력은 지난 7일 일본과 F조 예선 최종전을 통해 명확히 드러났다. 시리아와 대회 첫 경기의 0-0 허무한 모습이나 파키스탄전 1-0 신승과는 전혀 차원이 달랐다. 마치 일본전을 위해 자신들의 전력을 숨겨온 듯한 인상이었다. 특히 촘촘한 조직력을 앞세운 미드필드 플레이와 가공할만한 위력을 지닌 공격진의 날카로운 세트피스 처리 능력은 베어벡 감독을 비롯한 AG호 코칭스태프를 깜짝 놀라게 했다. FIFA랭킹 110위란 사실은 차치하고 북한은 분명 생각했던 이상의 전력을 지니고 있었다. 전체적인 볼 점유율과 슈팅 숫자는 적었지만 북한의 공격은 매우 효과적이었다. 아예 우리 문전으로 접근하지 못하도록 중원에서의 철저한 압박이 요구되는 대목이었다. 북한전에 어느 누가 나서더라도 공격진부터 수비라인까지 전원이 유기적인 움직임을 통해 강하게 프레싱을 시도, 상대 공격수들이 위험 지역으로 내려올 수 없도록 만드는 게 필요하다. 자칫 문전에서 프리킥 찬스를 내줬을 경우, 어떤 상황이 일어날지 장담하기 어렵다. 측면과 중앙의 모든 루트를 철저히 봉쇄하지 못해 문전 진입을 허용하고, 불필요한 프리킥 찬스를 내주기라도 한다면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 불행히도 베어벡 AG호가 치렀던 지난 3차례 예선전 경기는 모두 졸전이라 평가해도 무방했다. 워낙 약체로 꼽히는 방글라데시전은 한국이 압도했지만 베트남이나 바레인전은 그렇지 못했다. 베트남전에선 상대의 역습에 휘말려 쩔쩔맸고, 바레인전에서는 아예 주도권을 내준 채 허둥거렸다. 모든 포지션이 각기 따로 움직이는 모습에 팬들도 대단히 큰 실망을 느껴야 했다. 베트남에도 뒷공간을 허용하는데 북한전에서 반복하지 않을 것이란 보장은 하기 어렵다. 미드필드 한복판에서 길게 내지른 뒤 빠른 발로 돌파를 시도해 득점을 노리는 모습도 바레인보다 위협적이었다. 중원에서 상대 문전으로 길게 한번에 차넣고, 달려들어가 휘젓는 플레이 양상은 베트남, 바레인과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훨씬 정교했다. 같지만 전혀 다른 플레이를 펼치는 북한에게 승리를 얻어내기 위한 베어벡 AG호의 두가지 방편은 바로 위험지역 파울을 줄이고, 중원 압박을 펼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