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평시평] 스위스의 중립정책
[세평시평] 스위스의 중립정책
  • 제주타임스
  • 승인 2006.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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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를 생각하면 누구나 평화롭고 풍요를 누리는 아름다운 나라로 떠올린다. 스위스는 산과 들에 목초지로 조성할 곳과 임야로 조성할 곳을 엄격히 분리하여 목초지로 유지하는 곳에는 농부들이 나무가 자라지 않도록 관리하고 제라니움 꽃을 집집마다 베란다와 창문에 놓음으로써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준다. 스위스에는 어디를 가도 그림처럼 아름다운 산과 들을 볼 수 있고 건물과 도로 녹지가 조화롭게 보인다. 우리 나라에서 볼 수 있는 묘지를 스위스인들은 관리하는 방식이 다른데 매장한 후 25년이 되면 무덤을 파헤쳐서 토지를 이용할 수 있게 허용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다. 스위스는 700년 전 이래 민주주의를 실시하여 왔으며 나폴레옹의 점령을 받은 이후 외국과 싸워본 일이 없으니 과거 200 년 전 이래로 단 한번의 대외 전쟁도 없는 셈이다. 1847년 단 기간의 내전이후 국내 평화가 계속 유지되었으며 과거 150 년이래 일체의 전쟁이 없었던 평화스러운 나라이다. 스위스는 또 관광의 나라이다. 아름다운 경치를 보러 오든지 아니면 스키를 타러 인접 유럽에서 많은 사람들이 몰려오고 세계적인 유명인사들의 별장도 있다. 베른에서 동남방 50km 떨어진 융프라우 산악의 정상에 가기 위해 인터라켄(Interlaken)에서 산악열차를 이용하는 관광객이 한해 약 50만 명이 되고 이들 중 약 10만 명이 한국인일 정도이다. 스위스의 공용어는 4 개인데 독일어(64%), 프랑스어(20%), 이탈리아어(6%), 로만쉬어(0.5%)이다. 그 외는 영어 등을 사용하는 인구이다. 스위스학교에서는 초등학교 중반 때부터 모국어(예: 독어) 이외의 다른 공용어(예: 불어)를 배우고 중·고등학교에서 기타 공용어와 영어를 배운다. 따라서 스위스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대체로 독일어, 프랑스어, 영어 등 3개 국어를 사용한다. 제2차 세계 대전 기간에 독일의 히틀러는 스위스를 경유하려는 시도로 스위스를 무력으로 점령하려는 작전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스위스는 독일이 침략하는 즉시 스위스의 도로를 폭파시켜 사용할 수 없게 만들겠다고 통보하였다. 그리고 전시동원 단행 3일만에 50만 명(당시 인구 1/10)의 병력을 동원해서 총력동원태세를 보여줌으로써 나치의 침공을 사전에 방지하는 역량을 보여주었다. 히틀러는 스위스를 점령하는 것이 득보다 실이 큰 계획임을 깨닫고 스위스의 중립정책을 존중하게 된다. 스위스의 남자는 모두 시민인 동시에 군인이다. 스위스는 국민개병(國民皆兵:民兵制)제도를 취하고 있는데 20~50세의 남자는 모두 병역의무가 있으며, 신병은 기초훈련학교에서 118일 군사교육을 받은 후 거주지부대에 배속된다. 현역(20~32세)·예비역(33~42세)·후비역(後備役:43~50세)은 각 기간 중에 일정 기간의 재훈련을 받는다. 국민 전체에게 철저한 국방의 의무를 지우고 국방력에 근거한 중립이야말로 진정한 평화를 줄 수 있다는 교훈은 스위스의 무장 중립정책에서 배울 수 있다. 스위스의 문화는 양보, 타협, 인내, 겸손으로 표현된다. 7명의 연방각료가 지난 150년간 극단적인 상황을 방지하며 양보와 타협으로 집단지도체제를 운영하고 있고, 스페인 내전, 칠레 내전, 스리랑카 내전, 최근의 유고사태 등으로 수만 명의 인구가 망명신청을 하였음에도 이를 인도적인 관점에서 최대 수용하여 인도적인 실천을 보여주고 있으며 세계평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스위스는 1986년에 유엔가입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했는데 스위스의 중립국 지위가 위협받을 것이라는 여론으로 반대표가 많이 나왔었다. 그러나 2002년 3월 스위스의 유엔 회원국 가입 안이 국민투표를 통과했다. 스위스는 2002년 9월 10일 190번째 정회원으로 유엔에 가입했다. 스위스의 다양한 언어와 풍습 종교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타협과 인내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높은 국민의식에 기초할 것이다. 최근의 해군기지 건설 논란을 보면서 스위스인들이라면 어떻게 이 문제를 풀어 갈 것인가 하고 자문해 본다.

강   병   철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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