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안전’마저 ‘低價’ 돼선 안 된다
[사설] ‘안전’마저 ‘低價’ 돼선 안 된다
  • 제주타임스
  • 승인 2006.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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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아찔한 사고였다. 비행장에 착륙하던 한성항공 항공기가 앞바퀴가 부러져 활주로에 털썩 주저앉았으니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일이었다. 이번 한성항공 항공기의 앞바퀴 파손 사고와 관련, 기체 노후 문제가 도마에 오르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 사고를 낸 한성항공 1호 항공기는 2호기와 함께 지난 1996년 제작된 것으로 지난해 6월말 프랑스에서 도입한 10년 넘은 중고다. 사고 비행기는 지난 9월말 청주-제주간을 첫 취항한 후 한 달도 되기 전인 10월 28일 승객 64명을 태우고 제주공항에 착륙한 후 뒤편 왼쪽 타이어 2개가 한꺼번에 펑크가 난 사고 경력을 가지고 있다. 당시 한성항공 일부 임원들은 “항공기 제작사가 사고 예방에 필요한 160만 달러 상당의 예비부품을 갖추도록 권고했으나 제대로 갖추지 않아 사실상 예견된 사고였다”고 토로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에 또 다시 사고를 냈으니 항공기 기체 노후에 따른 정비불량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항공기의 생명은 안전이다. 안전이 담보되지 않으면 승객들이 불안해서 탈 수 없다. 그런데도 한성항공은 연달아 사고를 내고 있으니 무언가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지 않은지 의구심이 든다. 항공사고는 났다 하면 대형이요 인명피해를 동반한다는 점에서도 그냥 지나칠 일이 아니다. 불행 중 다행으로 큰 인명피해가 없었으니 망정이지 타이어가 펑크나고 앞바퀴가 부러지는 사고를 연달아 일으키는 항공기가 정상인가. 이번 한성항공의 사고로 동종의 비행기를 운항하고 있는 제주항공도 남의 일로만 치부할 수 없게 됐다. “이제는 불안해서 더 이상 탈 기분이 안 난다. 싼 게 비지떡이란 말이 그냥 있는 말 같지 않다”는 한 이용객의 말은 되새길 필요가 있다. 거듭 강조하거니와 항공기의 안전 문제는 어떤 변명으로도 안 통한다. 기체 노후화든 정비불량이든 원인을 가려내 승객들의 불안을 해소해야 할 것이다. 저가 항공이라고 ‘안전’마저 ‘저가(低價)’가 돼선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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