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평시평] 매듭의 달
[세평시평] 매듭의 달
  • 제주타임스
  • 승인 2006.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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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형! 한 해를 돌아보고 마무리하는 12월에 접어들면서 세상일들이 꼬이는 것만 같아 기분이 찹찹하기만 합니다. 집권당은 실험정부를 청산하고 새 틀을 짜야한다며 삼분오열 되고, 야당은 대선주자끼리 주가 높이기에 혈안이 되어 있어 민생에는 관심이 없어 보이기에 말입니다. 현 정부는 외교는 물론 임기 말 레임덕 현상으로 내치까지 갈팡질팡 불안하기 그지없어 보입니다. 안보문제의 난맥상과 한미FTA 등으로 인해 살아남기 위한 투쟁의 목소리가 거리를 메우고 전투경찰과의 대치현상은 전쟁터를 방불케 하고 있습니다. N형! 4년 전 일이 생각납니다. 대한민국의 비전이 안 보인다고 이민보따리를 챙기던 사람들을 향해 지도자가 바뀌었으니 참고 기다려 보자고 하였지요. 그땐 참으로 기대가 컸었습니다. 많은 네티즌과 이 땅이 젊은이의 역동적인 힘이 민주주의 꽃을 활짝 피운 세상을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정부는 국가의 백년대계 청사진을 마련하여 선진국 반열에 올려놓고 국민들로 하여금 복지생활을 누리게 해 줄 것이라는 장밋빛 꿈만을 갖게 했지요. 부푼 기대도 잠깐 미래로 나가야 할 정부는 과거사와 이념논쟁에 매달려 가장 중요한 부분인 민생을 외면해 버렸습니다. 정치의 기본인 튼튼한 국방력의 바탕위에 국민에게 일자리를 마련해 주고 일한 만큼 소득을 챙겨 배불리 먹으면서 편한하게 지낼 수 있도록 만드는 기본원리를 무시해 버렸습니다. 정부정책의 실패의 몫은 고스란히 국민의 가슴속에 고통으로 스며듭니다. 역대 어느 정부에서도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못 찾아 참담하게 만든 적은 없었습니다. 보금자리, 내 집 마련의 꿈을 안고 안 먹고 안 쓰고 저축했건만 평생 모아도 아파트 한 채 마련 할 수 없는 기막힌 서민의 한숨소리가 그치질 않습니다. N형! 이 나라 정책입안자는 세금폭탄을 제조하여 가진 자의 돈을 억지로 뺏어다가 가난한 사람에게 나눠주겠다는 정책을 마련했답니다. 세계유수의 기업들과 경쟁에서 이길 수 있도록 기업의 성장을 도모해야 할 정부가 평등한 사회를 만들겠다며 기업을 옥죄니 어느 누가 이 땅에 남아서 기업하겠다고 하겠습니까? 바람은 나그네의 옷을 억지로 벗기려고 거세게 몰아칠수록 옷깃을 붙들었지만, 따뜻한 태양이 내리쬐기 시작하자 스스로 옷을 벗었다는 내용이 이솝우화에도 나와 있지 않습니까.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고 기업스스로 돈을 내 놓을 수 있는 사회 환경 조성과 여건을 마련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전 재산의 85%나 되는 37조원을 자선단체에 기부한 세계 제2의 부호 ‘워런버핏’은 자녀에게 돈을 많이 물려주면 인생이 그르칠 것을 염려했습니다. 또한 자선재단을 셋째 아들로 여기는 아시아의 최고부자이며 세계 10위 부호 홍콩의 ‘리가싱’도 전 재산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7조원을 자선단체에 기부한다고 합니다. N형, 돈을 버는 것과 쓰는 방법은 물론,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길을 가르쳐준 그들이 부럽기만 합니다. 건강한 사회, 선진사회를 이끄는 힘이 너무 크게 보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부자들이 편법상속 궁리에 몰두하고 정부와 머리싸움 하다 들통 나면 부끄럽게 돈 갖다 바치고 해결해 보려는 악순환이 고리는 언제쯤 매듭 될 런지요? N형, 우리사회에 만연해 있는 도덕불감증부터 치료해야 된다고 봅니다. 지금처럼 빈부의 격차가 심하여 중산층이 사라지고 일자리 없어 홀대받는 서민이 많은 사회는 붕괴되기 쉽다고 경제학자 ‘지니’는 충고하고 있습니다. 기대치 이하의 정부지만 남은 1년여 동안의 매듭을 사회의 계층 간 갈등을 봉합하고 치유하여‘함께하는 사회’로 국민의 정신적 방향키나 잡아줄 것을 바라는 마음뿐입니다.

강   선   종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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