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발생한 한성항공 항공기의 앞바퀴 파손 사고와 관련, 중고산에 따른 기체 노후 문제가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이번 사고를 낸 한성항공 1호 항공기는 2호기와 함께 지난 1996년 제작된 것으로 지난해 6월말 프랑스에서 도입한 터보프롭형 ATR72-200항공기로 10년 중고다.
특히 27일 착륙도중 앞바퀴 파손으로 기체가 활주로에 주저앉은 1호기는 지난해 6월말 중고로 들여와 9월말 청주~제주 첫 취항 후 한달도 채 되기전인 10월 28일 승객 64명을 태우고 제주공항에 착륙한 후 뒤편 왼쪽 타이어 2개가 한꺼번에 펑크가 난 사고경력을 가지고 있다.
다행히도 착륙을 마치고 비행기가 승강장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발생, 인명 피해는 없었다. 그러나 이 비행기는 서울지방항공청에서 정밀진단을 받으면서 운항을 중단한 바 있다.
당시 이 사고로 한성항공 일부 임원들은 “ATR사가 예방에 필요한 160만달러 상당의 예비부품을 갖추도록 권고했으나 제대로 갖추지 않아 사실상 예견된 사고였다”고 토로한 바 있다.
이런 상태에서 지난 27일 착륙중 앞바퀴가 부러지면서 승무원과 승객 6명이 다치는 사고가 일어난 것이다. 이에 따라 이 항공기의 기체노후에 따른 정비불량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건설교통부 산하 항공철도조사위원회는 한성항공의 이번 사고와 관련 28일 오전 조사팀을 제주에 급파, 앞바퀴 랜딩기어 화재 여부와 정비불량 및 블랙박스를 통한 당시 현황 등 모든 개연성에 대해 정확한 사고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한성항공은 이번 사고와 관련 29일 사과문을 통해 “이번 사고는 김포를 출발한 HAN205편이 제주에 도착, 착륙하던 중 예기치 못한 강한 돌풍을 만나 불가피하게 앞바퀴와 뒷바퀴를 동시에 활주로에 접착시키는 하드 랜딩(Hard Landing)을 하게 되면서 일어나게 됐다”면서 “일상적인 상황에서의 착륙은 뒷바퀴를 우선 접착시키는 소프트 랜딩(Soft Landing)을 하지만 이번처럼 예기치 않은 강한 돌풍으로부터 고객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는 하드 랜딩이 조종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밝혔다.
한성항공은 이어 “고객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리며 이번 기회를 통해 안전한 운항을 보장할 수 있는 한성항공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한성항공의 사고로 동종의 비행기를 운항하고 있는 제주항공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제주항공 Q-400기종은 전세계적으로 안전성이 이미 검증된 기종”이라면서 “성능개선을 위한 작업들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값싼 항공료 때문에 저가항공사를 이용하고 있다는 김모씨(57)는 “이제는 불안해서 더 이상 탈 기분이 안난다”면서 “싼게 비지떡이라는 말이 그냥 있는 말 같지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