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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안타깝고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 25일 ‘모슬포 방어축제 선상체험’에 나섰던 이영두 서귀포 시장과 공직자, 지역주민자치단체 위원장 등 5명의 사망ㆍ실종 비보에 접한 도민들의 반응은 이렇듯 침울했다. 우리도 안타깝고 침울하기는 마찬가지다. 먼저 불의의 사고로 목숨을 잃은 이들의 명복을 빌고 실종된 이들이 빨리 수습되기를 기원하며 유족들에게도 깊은 조의와 위로를 보내는 바이다. ‘모슬포 방어축제’는 어려운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지난 2001년부터 모슬포 지역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마련한 지역축제다. 이 지역 특산물이나 다름없는 방어성어기에 방어 잡기 선상프로그램 등을 통해 관광객들을 끌어들이고 방어 요리 판매로 어려운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어보자는 고육지책(苦肉之策)에서 나온 것이다. 그래서 이 축제는 지역경제 활성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모범적 지역축제로 자리 매김을 했다는 것이 이 지역주민들의 평가다. 그러기에 이번 방어축제 중 일어난 불의의 사망ㆍ실종 사고는 축제 자체의 존폐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대형사고라 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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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마라도 주변 해역의 거친파도와 물살에도 불구하고 ‘지역경제 살리기’의 지역축제 격려 차 선상체험을 하던 서귀포시장과 서귀포시 지역경제국장, 대정읍장과 대정읍 주민자치위원장의 사망과 실종은 지역 대표 급 일꾼들을 한꺼번에 잃어버렸다는 데 여간 큰 충격과 손실이 아닐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해당지역 주민들은 물론 서귀포시와 제주도 등 행정당국에서는 최선을 다해 사태수습에 임하고 유족들을 위로해야 할 것이다. 물론 사고의 원인과 그에 따른 책임소재의 규명도 필요하다. 이는 유사사건 또는 사고의 재발방지를 위해서도 필요한 수순이다. 그러나 사태가 제대로 수습되기 전에 사고 원인과 책임규명에만 몰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런 작업을 함에 있어서는 조용하고 효율성 있는 방법으로 진행할 수가 있을 것이다. 따라서 먼저 해야 할 일은 실종자 수습이다. 사고 해역의 높은 파도와 기상상태 악화로 실종자 수색작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이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말고 동원 가능한 모든 방법을 작동하여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서귀포시나 대정읍 등 관련 공직사회도 동요하지 말고 차분히 맡은 직분에 충실하면서 사태수습에 도움을 줘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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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자가 수습되고 사망자들에 대한 장례식 등 급한 일이 끝난 다음에도 해야 할 일들은 많다. 물론 경찰 등 수사당국에서 수사를 다할 터이지만 ‘축제위원회’ 등에서도 원인규명 등 관련 사태처리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사고원인은 물론 사고처리와 향후 대책 등 포괄적이고 심층적 접근을 통해 문제를 풀어야 한다. 이는 향후 ‘모슬포 방어축제’의 존폐여부나 발전방향에 좋은 교훈으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함께 도 등 행정당국에서는 각 지역 축제의 효용성에 대한 분석이 있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제주지역 축제가 생산성이 없는 먹거리 축제로 끝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지 오래다. 민속이나 문화적 전통성에 관계없이 우후죽순(雨後竹筍)식으로 축제가 양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 들어 제주에서 열렸거나 열릴 예정인 축제가 50여개라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이들 축제에 지원하는 도의 예산만 65억7300만원에 이른다면 지역축제에 대한 과감한 정비 작업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 이번 사고가 그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