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홍콩서 직접 MOA 체결한 'GIL社'
김태환 제주도지사와 김경택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이사장 등이 최근 외자 유치길에 나서 이달 중순 홍콩에서 제주에 3억5000만달러를 투자할 것을 내용으로 하는 투자합의 각서(MOA)를 체결한 홍콩의 투자회사가 실적이 없이 서류로만 존재하는 '종이회사'란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 소속 열린우리당 문대림 의원(대정읍)은 23일 도 공보관실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제주도가 최근 외자유치 실적에 대해 대대적인 홍보를 하고 있으나 이는 도민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문 의원은 “코트라(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홍콩지사를 통해 제주도-제주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신화역사공원 H지구에 3억3000만 달러를 투자키로 투자합의각서(MOA)'를 체결한 홍콩GIL사에 대해 확인해본 결과 "투자회사로 등록된 GIL사는 없으며, 서류로만 존재하는 페이퍼 컴퍼니(Paper Company)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공개했다.
특히 투자대행사의 기본적 홍보수단인 홍보 사이트도 제주도와 개발센터가 투자합의각서를 체결한 이틀 후인 17일까지도 없다가 18일 또는 19일 이후에야 홈페이지(http://ldzx.cn/company/index.asp?id=204)를 급조했으며 그 홈페이지 내용조차 어처구니 없을 정도로 부실하다”고 밝혔다.
또 "GIL사의 모회사로 소개된 페트로컴(petrocom)사와 관련된 홍콩언론 보도 내용 중 상당 부분이 사기성 있는 보도였다"며 홍콩GIL사 실체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
문 의원은 이어 "투자사의 재무구조, 투자실적 등 기업공신력을 확인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3000억원이라는 거금을 투자하겠다는 투자사 차원에서 투자지 현장에 대한 실질적인 조사가 없었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투자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0%에 가까울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문 의원은 "상황이 이럼에도 불구하고 홍콩GIL사와 MOA를 체결한 것을 놓고 외자유치 실적이라고 제주도와 JDC가 대대적으로 언론 등을 통해 홍보하는 것은 도민에 대한 기만이자, 전시행정의 표본"이라고 주장했다.
이같은 문의원의 주장에 대해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조재형 투자진흥실장은 이날 오후 긴급 보도자료를 통해 "홍콩 GIL사는 에너지 산업이 주력인 페트로컴사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이며, 제주신화역사공원내 국제문화단지의 조성사업을 수행할 예정으로, 하워드씨가 두 법인의 소유주"라고 밝혔다.
조 실장은 "GIL사는 대상부지의 변경으로 인해 약 2년간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힘든 상황이었기 때문에 투자나 기타 활동실적이 없는 것은 당연하다"며 "토지가 완전히 확보되고 사업승인이 완료되는 내년 상반기부터는 제주에 특수법인이 설립되면서 사업에 필요한 자본금이 들어옴으로서 비로소 투자가 시작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실장은 "투자가 필요한 시점에 실질적으로 필요재원을 공급할 회사는 페트로컴사로서 개발센터는 2004년 유수한 국제 기업평가 및 컨설팅 회사인 던& 브래드스트리트를 통해 이 기업에 대한 기업신뢰도 조사를 해 신뢰할 수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고 밝혔다.
한편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는 24일 도 관계자와 김경택 JDC 이사장을 출석시킨 가운데 ‘문의원 발언‘에 대한 진상을 파악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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