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산포항내 '파제제' 건설 사업 무산 위기
정부가 막대한 사업비를 들여 성산포항에 항내 파고 진입을 막기 위한 ‘파제제‘ 건설 사업을 벌이기 위해 예산을 확정했으나 현지 어민들의 집단 반대로 무산위기에 처해있다. 정부가 모처럼 막대한 예산을 제주지역에 투입할 계획인데도 현지 주민들의 반대로 예산사업을 집행하지 못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입에 들어온 떡도 못 먹는다‘는 비난마저 일고 있다. 19일 제주도해양수산본부(본부장 이종만)에 따르면 지난 7월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이전 옛 제주해양수산청(지금은 제주도해양수산본부와 통합)은 지난 2005년부터 제주동부지역 대표적 연안항인 성산포항의 항만너울을 해소하기 위해 국고 260억원을 투입, '파제제‘ (파도를 막기 위해 제방을 쌓는 사업) 건설사업을 펴기로 확정했다.
당초 해양수산부 산하 제주해양수산청(현 제주도해양수산본부)은 성산포항내 안전한 어선 접안과 정온 (靜穩) 유지 및 항내의 너울 현상을 막기 위해 지난 1990년대 초반부터 2003년까지 동방파제와 북방파제 300여m를 연차적으로 축조 완료했다.
하지만 이 후에도 계속해서 성산포 항내(내항)로 파도가 밀려들고 항내 너울현상이 심해지자 이를 근본적으로 막기 위해 성산포 항 입구 방파제 북쪽 430여m 해상에 동서 길이 200여m, 해면높이 6.5m의 파제제를 축조해 성산포항 외항에서 밀려드는 파도의 항내 진입을 차단하거나 최소화하기로 한 것이다.
현재 성산포항으로는 항 입구인 동방파제와 북방파제 사이 150-200여m 공간을 통해 3-5m의 높은 파도가, 특히 겨울철 북동풍이 불 경우 아무런 여과없이 항내로 마구 밀려들고 있어 이처럼 방뚝같은 파제제 시설이 필요하다는 전문 용역기관의 판단에서 파제제 건설사업이 이뤄지는 것.
실제로 이 파제제가 시설 될 경우 겨울철 강풍이 몰아쳐도 항내 너울이 0.85-1m 아래로 크게 낮아지면서 선박 안전접안 및 항내 안전선박 운항에 크게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어민들은 파제제가 새로 시설될 경우 인근 해양 및 조류 변화로 인해 수산물 감소 등 어장환경이 크게 바뀔 수 있고 외항 한 가운데 동서로 긴 200m의 장애물이 생김으로서 어선 안전 입출항에도 지장이 따른다며 반대하고 있다.
제주해양수산본부는 이처럼 파제제 건립계획이 확정된 뒤 어촌계원 및 선주 등 집단민원이 계속되자 최근 '어민들의 동의가 없으면 이를 백지화하겠다‘는 입장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민들의 반대로 이 항만 공사가 취소될 경우 모처럼 확보된 공사비 국고 반환은 물론, 정부의 국고보조사업에도 신뢰를 잃어 앞으로 각종 국고 예산사업에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된다.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