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지사 참석으로 신뢰감 주었다" 언급 …뒤통수 맞아
제주도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공동으로 외자유치를 위해 해외출장에 나섰으나 개발센터측이 투자유치실적을 일방적으로 자신들이 유치한 것 처럼 발빠르게 홍보함으로써 제주도의 ‘심기‘를 건드리는 등 미묘한 기류가 형성됐다. 제주도와 개발센터는 국제자유도시 선도 프로젝트의 하나인 신화역사공원에 대한 투자유치 등을 위해 지난 7일부터 16일까지 미국과 홍콩에서 공동으로 협상 노력을 벌였다.
이번 해외출장에는 김태환 도지사와 김경택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이사장 등이 미국에서 신화공원내 스튜디오 테마파크에 8억8000만 달러, 홍콩에서는 신화역사공원내 국제문화단지에 3억3000만달러를 투입하는 투자유치 합의각서(MOA)를 체결해 나름대로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런데 제주도와 JDC가 공동 추진한 이번 투자유치 협상에서 개발센터측이 미국과 홍콩에서 투자유치 합의각서 체결에 따른 실적 등을 개발센터측의 실적인 것 처럼 두 차례에 걸쳐 일방적으로 언론기관 등에 보도자료를 배포함으로써 논란이 되고 있다.
JDC측은 지난 13일과 15일 두차례에 걸쳐 투자유치 합의실적 보도자료를 통해 개발센터 김경택 이사장의 인사말과 성과를 중점 홍보했다. JDC 측은 “김지사가 직접 참석함으로써 투자자들에 신뢰감을 심어주었다”고만 지나가듯이 간단히 언급했다. 이런 JDC의 홍보내용이 일부 언론에 보도된 것은 물론이다.
이 바람에 김 지사가 귀국하면 도청 기자 간담회를 갖고 외자유치 실적 및 외국 활동과 관련한 발표를 구상했던 제주도로서는 개발센터측의 '발빠른' 홍보활동에 뒤통수를 맞은 격이 됐다.
특히 이번 해외출장은 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김지사의 첫 장기 해외출장인데다 사법당국에 계류중인 김 지사가 두차례의 재판 연기 요구 끝에 어렵사리 이뤄진 것이어서 제주도로서는 대대적인 홍보를 하려던 참이었다.
이와 관련 제주도 관계자는 "제주도와 첫 외자유치에 공동참여한 개발센터측이 제주도와 사전협의 없이 발빠르게 일방적으로 홍보, 모두가 자신들의 업적인 것 처럼 치장하는 건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김 지사를 수행했던 도청 관련부서 간부는 “JDC 간부들이 수십번 외국을 다녀도 실질적인 투자유치로 이어지지 못하는 이유를 이번 기회에 알았다”며 “외국에선 JDC가 무엇하는 곳인지조차 잘 몰라 외국 투자가들이 제주투자를 망설이다가 이번 김 지사가 직접 관련 업체를 방문, ‘지사‘(Govrner)라는 신분과 함께 김 지사가 확실한 호조건의 투자 여건 등을 설명해서 이뤄진 것”이라며 JDC를 맹공했다.
김지사 일행이 귀국한 다음날인 17일 오전 제주도청 기자실에는 김 지사와 김경택 이사장이 함께 나란히 나와 공동 기자회견을 하면서 이같은 ‘기묘한‘ 기류는 일단 외형적으론 ‘봉합‘되는 듯 했다.
도청과 JDC 주변에선 “김경택 JDC 이사장도 우근민 지사 시절 정무부지사를 역임한데다 지난 2004년 6.5 도지사 재선거 때 열린우리당 도지사 예비후보로 나서는 등 정치적인 성향의 인물이란 점에서 JDC 관련부처에서 이런 ‘홍보 경쟁‘에 나선 것 아니냐‘는 것이 지배적인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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