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단체 '생색내기용 봉사'
사회단체 '생색내기용 봉사'
  • 임창준
  • 승인 2006.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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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자체 비용없이 행정기관 예산으로만 운영돼
제주도내 상당수 사회단체들이 각종 봉사활동이나 사회 캠페인 등을 전개하면서 자체 경비는 내지 않은 채 지방자치단체들의 예산을 끌어들여 ‘생색내기 활동‘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제주도가 2005―2006년 각 민간단체들에게 지급한 보조금 정산내역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도가 사회단체들에게 보조한 예산은 모두 19억1800여만원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들 사회단체들이 각종 봉사활동이나 자체 사업을 벌이면서 부담한 금액은 6억8700여만원으로 26% 수준에 맴돌고 있다. 나머지 64%는 순전히 제주도나 시·군이 보조해준 것이다.
그런데, 지난해와 올해 사업비를 보조받은 단체의 활동내용을 보면 순수한 '봉사'의 개념 속에서 펼치는 사업들까지 자체 경비부담은 거의 없이 행정에서 주는 돈을 갖고 행사를 진행한 것으로 나타나 ‘순수성‘에 의구심을 갖게 하고 있다. 심지어 단 한푼의 자체부담도 없이 제주도 등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지원받은 예산만으로 운영한 곳도 수두룩했다.
2005년 사회단체보조금을 지원받은 단체에서 한 청년회의 경우 제주바다살리기 운동을 전개하면서 2399만원의 사업비 중 2000만원을 행정에서 지원받았다.
‘선진문화 생활 가정사랑 운동‘을 편 바르게살기운동 제주도협의회의 경우 390만원만 자체부담하고 나머지 3100만원은 행정기관이 지원해줬다.
초. 중생에게 한문과 예절을 교육시킨 ‘선비학당‘을 운영한 제주향교는 53만원만 부담하고 500만원은 도청 지원을 받았다.
제주도체육회 사무처 운영경비로 전체 4억6200만원이었으나 이 가운데 도가 4억3000만원을 지원, 사실상 도비로 운영했다
일부 새마을단체는 '장애인 1일 도내 나들이 봉사활동이란 명목으로 100만원을 지원받았고, 또다른 새마을단체는 '우리동네 안전지킴이 운동'이란 명목으로 사업비 1151만원 중 1000만원을 지원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보조금 사업에 있어서도, 한 청년회의 경우 청년회의 일상적인 사업인 '청년회 교류사업' 명목으로 사업비 1500만원 중 1300만원을 행정에서 지원받았다. 이 단체의 경우 또 유해환경 정화활동 명목으로 2380만원 중 2000만원을 지원받은 것은 물론 사무처 운영비까지 1900만원 중 1500만원을 보조금으로 지원받았다.
‘성별영향평가를 통한 여성지도력 강화 프로그램‘사업을 실시한 제주여민회도 235만원의 사업비 가운데 자부담은 35만원에 불과했다.
이 정도는 약과다. 문제는 단 한 푼의 자체부담도 없이 오로지 지방자치단체 예산만으로 봉사활동이나 사업을 한 단체도 수두룩하다는 점이다. 한국목욕업 제주도지회는 ‘목욕장업소 자율지도‘ 명목으로 300만원의 보조를 받은 채 자체부담은 단 한푼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 새마을부녀회는 ‘우리동네 365일 안전지킴이‘ 봉사활동을 벌이면서 1800만원의 경비만 도에서 보조받았을 뿐 단 한푼도 자체경비를 부담하지 않았다.
새마을문고 제주도지부(9700만원), 제주실버나라사랑회 (500만원), 대한민국 무공수훈자회(1100만원), 광복회 제주도지부(1500만원)제주도사회복지협의회(300만원, 사랑의 김장김치 나누기), 제주도자원봉사협의회(261만원), 제주녹색소비자연대 (2000만원)도 단한푼의 자체부담없이 도의 보조로만 봉사활동을 실시했다. 특히 상당수 단체들은 아예 단체의 소모적인 운영비 마저 모두 도청 예산을 지원받아 더욱 문제가 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 예산, 주민혈세로 각종 봉사활동이나 사업을 펴면서 정작 생색만 내는 사회단체들의 현주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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