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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벽을 향해 이야기하고 있는 느낌을 받았다.” 마치 남북한간의 회담 분위기를 표현한 것 같은 이 말이 실은 제주도공무원과 기업체의 대화 분위기라면 믿을 수 있을까. 말은 이어진다. “다시는 도청을 찾고 싶지 않을 정도” 임을 토로하고 있다. 도내 금융기관장 협의기구인 금융협의회(의장 : 한국은행 제주본부장 고운호)가 지난주 17개 금융기관장이 참석한 가운데 유덕상 제주도 환경부지사를 초청해 개최한 지역경제 활력 회복을 위한 오찬 간담회 자리에서 나온 말이다. 공무원들의 구태의연한 의식구조 및 업무처리가 기업활동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 속에 공무원과의 대화가 면벽(面壁) 하는 듯 하다는 말이 나온 것이다. 무슨 좌선을 하는 것도 아닌데 면벽 하는 느낌이라면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그렇다. 기업체가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도청을 방문해 상담할 경우 관련 담당자들의 답변이 서로 상이하여 기업활동에 많은 어려움을 초래하는 일이 다반사라는 것이다. 예전에는 그랬다. 일부 공무원들이 기업이나 민원인의 애로사항을 해결해 주기 보다는 있는 서류, 없는 서류 더 가져오도록 하고 일을 어렵게 만드는 경우가 흔했다. 그런데 아직도 면벽 해서 이야기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공무원들의 자세가 꼬여있다면 보통 문제가 아니다. 어려운 문제라도 쉽게 풀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공무원의 자세일진대 공무원이 벽이 되어 버렸으니 기업들의 답답한 심정은 오죽 하겠는가. 특별자치도가 시행된 지 넉 달이나 경과했음에도 대다수 주민들이 실제적으로 크게 달라진 점이 없다고 느끼는 점도 공무원들의 적극성겚蓚太틒혁신성 등의 부족에 상당 부분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기업들의 지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무원들이 지역경제를 이끌어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낡은 사고방식이 걸림돌로 작용하지 않도록 배전의 노력이 필요하고 공무원 사회에 경쟁원리 도입이 시급하다고 보아진다. 다시는 ‘면벽’ 이야기가 나오지 않도록 공무원들의 자세에 획기적 변화가 있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