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교육계 잇단 사고 '휘청'
제주교육계 잇단 사고 '휘청'
  • 임창준
  • 승인 2006.11.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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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문제 유출ㆍ교사 학무모 폭행 등
최근들어 제주교육계가 휘청거리며 바람 잘 날이 없다.
10대 청소년과의 교사 성매매사건, 여교사의 학부모 폭행 등에 이어 이번엔 시험 문제지 사전 유출 의혹 등으로 경찰이 수사에 나서는 등 제주 교육계에 굵직굵직한 사고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9일 도내 전체 중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된 ‘제학년제학력갖추기 평가‘ 시험 문제가 사전에 유출, 보안에 구멍이 뚫렸다.
제주도교육청이 주관한 이 시험에서 중학교 2학년 수학문제 25문항 중 17문항이 모 학원에서 가르켰던 문제와 동일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학생들의 진술대로 학원에서 지난 7일 풀었던 문항과 평가지 문항이 주관식은 5문항 전부, 객관식은 20문항 중 12문항이 같았다.
이번 평가 시험은 도내 학생들의 성적을 파악하고, 일선학교에서 교사들이 학생지도에 참고할 목적으로 성적결과가 학생들의 성적표에는 반영되진 않아 이 정도 사고를 냈지, 만약 학생들의 성적에 반영되고 학교 등급화를 매기는 시험이였다면 시험지 유출사고의 개연성은 이보다 더욱 컸을 것이란 지적이다.
지난해까지 제학년평가시험은 다른 지방에에 시험지 인쇄를 맡겨오다가 올해부터 처음으로 제주도내 인쇄소에 맡겨짐으로서 당연히 보안유지가 필요한데도 교육당국은 이런 과정에서 감독 입회 공무원을 단 한명조차 파견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출제기관인 도 교육청 산하 교육과학연구원은 도내 일선학교 교사들에게 맡겨 시험문제를 출제하는 관계로 출제과정에서부터 출제 문제 유출 위험소지가 다분히 있는 만큼 출제-인쇄­-배송에 이르는 단계에 걸쳐 공무원의 감독 및 현장입회 활동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런 ‘주의‘를 위한 기초적인 활동이 전무, 교육당국의 보안체계가 얼마나 엉성한지 말해주는 대목이다.
지난 8월에는 인터넷 채팅을 통해 만난 가출 10대 청소년들과 성매매, 성관계를 가진 남성들이 경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는데, 적발된 성매수 남자 중에는 제주시내 모 여고 교사가 포함돼 제주지역사회는 물론 전국적으로도 충격을 주기도 했다.
이보다 앞선 지난 7월에는 같은 학교에 근무하는 여교사에게 부적절한 행동을 한 모 초등학교 교장이 해임되는 사건도 발생했다.
지난 9월 교사가 학무모를 폭행한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양성언 제주도교육감이 나서서 공식 사과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양 교육감은 "생각지 못했던 일이 생겨서 부끄럽기 그지없다"며 "앞으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자격미달교사에 대해 강력히 다뤄나가겠다"고 밝혔었다.
지난 9월 교원 성과급을 배분하는 과정에서 모 중등학교 교장실에서 점수를 낮게 배정, 성과급이 낮아진데 불만을 가진 교사가 교장을 폭행한 ‘하극상‘ 사건도 발생했으나 아직까지 ‘쉬쉬‘로 일관하고 있다.
게다가 제주서중 이설문제, 학급총량제, 초등학교 교사 임용수자 축소에 따른 제주교대 수업거부 사태 등 교육문제가 산적한데도 도 교육청의 해결의지는 미약해 답답하기만 하다.
고점유 제주도의회 교육위원회 위원장은 “올들어 학생들의 사고나 말썽으로 인한 교육 물의는 별로 없는데 비해 주로 교육 전문직이나 교사 등에 의해 제주 교육계가 혼탁해지고 있다”며 “특히 도내 교육정책을 입안하고 감독하는 제주도교육청 간부들의 분발이 절실히 요청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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