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제주미래' 비전 …'주먹구구식' 작성
제주특별자치도가 지난해 8월 전문 연구 기관에 거액의 예산을 들여 의뢰한 20년의 제주미래를 좌우할 ‘제주광역도시계획 수립연구‘ 용역보고서가 나왔으나 현실감각이 미흡하고 장기 도시계획에 대한 새로운 구상도 별로 없는 등 '졸속'으로 이뤄졌다는 지적이다. 10일 제주도에 따르면 국토연구원(70%)과 제주발전연구원(30%)이 7억6000여만원의 예산을 들여 발주한 이 공동 용역은 오는 12월 공청회와 도의회의 의견청취를 거쳐 내년 1~2월 도시계획위원회의 최종 심의를 거쳐 확정토록 돼 있다.
이들 2개의 공동 용역기관이 마련한 광역도시계획(안)에는 오는 2025년까지(20년계획) '제주특별자치도가 생태,역사문화, 국제, 첨단, 방재도시의 중심역할을 수행하는 친환경.고품격 국제자유도시로 육성한다'는 목표아래 도시위계별 정비계획이 담겨 있다.
2025년 기준 상주인구는 66만명, 체류인구 14만명 등 모두 80만명으로 예측했으며, 지역총생산(GRDP) 규모는 2004년 6조2000억원보다 15조원 늘어난 21조2000억원으로 예상됐다.
제주시 동(洞)지역의 경우 성장을 관리하고 서귀포시 동지역은 성장을 촉진시킨다.
하지만 읍면별 특성화 전략 경우 지역현실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가 하면 관련 통계조사 조차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등 주먹구구식으로 작성됐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더욱이 20년 장기계획에 재원확보 계획이 전혀 뒷받침되지 않은데다, 관광발전 계획도 기존의 계획만 반영됐을 뿐 차후 장기계획은 전혀 반영되지 않아 '재탕' '삼탕' 보고서라는 지적도 나왔다.
실제 토지이용계획에서 제시된 도시지역 확장계획이 종전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중심으로 인근 읍·면 지역에 집중돼 오히려 동·서 지역의 공동화 현상을 부추길 우려가 높다.
또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한 실천계획도 기존 관광지 재정비와 이미 제시된 사업계획을 열거하는데 그치는 등 신규 사업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
공항 정비계획 경우 신공항 건설 및 보조공항 활용 등에 따른 손익과 실현 가능성이 제시되지 못한 채 검토 필요성만을 강조해 사실상 입체적인 공항 정비계획이 수립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아울러 상수도 공급계획과 관련 제주도 광역상수도 3단계 사업 계획 수립의 필요성이 제시됐지만 물 부족 발생 원인 등 구체적인 근거 자료가 제시되지 않는 허점을 보였다.
또한 각종 사업을 시행하면서 재원조달 방안이 거의 마련돼 있지 않고 있다.
특히 용역기간은 2005년 8월부터 2006년 12월까지 16개월로 잡혀 앞으로 남은 기간을 감안할 때 시일이 촉박해 '용역 부실'에 따른 제주도시 장기계획 차질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9일 오후 연구위원들로부터 이 용역보고서를 브리핑 받은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위원장 허진영) 의원들은 “지역현실을 거의 고려하지 않았는가 하면 관련 통계조사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등 주먹구구식으로 보고서가 만들어졌고 재원조달 확보 계획 부재 및 관광산업 발전 계획도 기존 계획만 거의 짜집기 나열하는 등 미래에 대한 비전 제시도 없는 등 졸속으로 이뤄졌다”는데 의견을 함께했다.
특히 이 광역도시계획안은 도지사의 의지만 있으면 도의회의 조례로도 견제할 수 없이 그대로 시행케 되는 계획이어서 사전에 충분한 검토가 뒤따라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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