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 춘천마라톤대회 참가기
[나의 생각] 춘천마라톤대회 참가기
  • 제주타임스
  • 승인 2006.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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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9일 가을의 끝자락에서 타는 단풍과 함께 춘천 의암호를 달리는 42.195km는 환상 그 자체였다. 우리나라 4대 메이저급 마라톤대회에 처음으로 출전한 이번 춘천마라톤은 나에게 많은 경험을 안겨주었는데 전국에서 모여든 마라톤 마니아들만 2만 여명, 선수 응원부대까지 약 5만명 이상 운집한 이날 춘천마라톤대회는 그야말로 인산인해였다. 상쾌한 출발 신호와 함께 인간의 한계라고 일컸는 42.195km의 고난과 행복의 행군이 시작되었다. 출발 신호가 난 뒤 M그룹에 소속된 나는 27분이 지나서야 겨우 출발선을 통과할 수 있었는데 최후미그룹인 N그룹이 통과할 때 까지 어림잡아 약 35분 이상이 소요되었으리라 생각된다. 첫 출발부터 5km까지 넓은 대로를 달릴 때 까지만 해도 참가인원이 많아서 그러려니 하고 생각하였으나 빙상경기장부터 왕복 2차선 도로를 꽉 메워도 길이 좁을 정도로 많은 사람이 달려 앞으로 달려 나가기가 어려울 정도였으나 의암댐 부근 터널을 지날 때 큰 함성으로 힘을 불어넣었고, 의암댐과 붕어섬으로 이어지는 환상의 코스에서는 호수와 붉게 물든 단풍이 어우러진 절경에 달리는 발걸음도 가벼워 신바람이 나게 달릴 수 있었다. 계속되는 무난한 코스로 30km까지 2시간 10분대로 통과하여 나의 최고 기록인 3시간 37분의 기록을 단축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달리다 언제나 찾아오는 다리 근육경련이 31km지점에서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이때부터 시간과의 싸움보다는 다리근육경련과 시간과의 힘겨운 싸움을 시작하였고 34km지점에서는 걷기도 어려울 정도로 심한 고통으로 이제는 걸어서라도 완주해야 한다는 생각에 다시 근육을 진정시키고 걷기 반 뛰기 반으로 무려 4시간 24분 58초의 기록으로 겨우 골인지점을 통과할 수 있었는데 이번 춘천마라톤은 참가신청 인원 2만59명 중 약 65%인 1만3162명이 완주하였고 제주에서 출전한 약 60여명의 선수 전원이 완주하는 기염을 토하였다. 또한 제주도 참가선수를 격려하기 위하여 강원도민회장님께서 강원도 도착에서 출발까지 직접 나오셔서 안내를 해 주시는 등 제주도민의 끈끈한 정과 강원도 “야깅마라톤클럽” 회원들이 베풀어주신 강원도의 정을 흠뻑 느낄 수 있는 행사였다. 마라톤은 스포츠 중 가장 단순한 운동이지만 언제나 마라톤을 하면서 느끼는 것은 아무리 어려운 현실이라도 재미있고 즐겁게 도전하는 모습이 스스로 삶을 개척하는 힘을 불어넣어 주는 것 같아 좋다. 운동하기 좋은 요즘 스스로의 나태함을 떨쳐버리고 운동화 끈을 다시 한번 동여매어 봅시다.

김   창   윤 (막달리자 마라톤클럽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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