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화들짝' VS 제주은행 '순리대로'
이달말로 결정될 제주도금고 유치전이 해당 금융기관간 이른바 피말리는 물밑전쟁이 치러지고 있는 가운데 ‘윤번제’가 검토되고 있어 그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제주도금고 유치는 기존 4개 시군 통합과 제주특별자치도 출범이라는 점에서 그 상징성이 매우 크다. 이런 점에서 농협과 제주은행간 도금고 유치는 해당 기관장의 능력여부까지 묻는 것이어서 물밑경쟁이 치열한 상태다. 제주도는 연간 2조8000억원 규모의 예산을 관리할 지정 금융기관을 12월초 결정한다. 도는 오는 12월31일로 제주도 금고 약정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지난 23일 연간 2조8000억원 규모의 예산을 2년간 관리할 차기 금고지정을 농협과 제주은행으로 제한, 신청공고를 냈다. 제주도는 이를 위해 지난 달 24일 참여대상 은행 설명회를 개최하는 한편 다음달 13일까지 대상 신청 금융기관으로부터 사업제안서를 접수받아 11월 중 제주도금고 지정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11월 말까지 제주도 금고 지정 금융기관을 최종 확정할 방침이다. 제1금고로 지정된 은행은 일반회계, 제2금고는 특별회계를 취급하게 된다. 문제는 제1금고 유치를 위한 농협과 제주은행간 피말리는 전쟁(?)이 치러지면서 갖은 억측과 소문이 무성, 갈등과 반목을 생산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선 제주도금고를 농협과 제주은행이 2년간 번갈아 가면서 맡는 ‘윤번제’가 지금의 갈등과 반목을 치유할 수 있는 최고의 대책임을 제시하고 있다. 이 같은 윤번제 소문이 나돌자 농협은 화들짝, 지난 1일 오후 지역농협 조합장 6명과 농협제주본부 부본부장이 김태환 지사를 방문, 제주도금고 농협 유치를 강력 건의했다. 이 자리에서 김 지사는 “최근 도금고 유치로 많은 문제가 생기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윤번제 제의가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며 사실상 도금고 윤번제를 검토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농협제주본부는 1일에 이어 2일 오후 24개 조합장 등 50여명이 다시 제주도를 방문, 도금고 농협유치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이들은 이날 제주농업을 보호 육성하기 위한 각종 자금지원등을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각종 농업정책 등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농협사업 안정이 절대적으로 필요, 계속해서 도금고 관리기관으로 농협이 지정될 수 있도록 요청했다. 제주은행측은 이와 관련 “도금고 윤번제 등의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우리로서는 현재 도의 추진방향 등에 맞춰 순리대로 가야 한다는 입장”이라면서 ‘윤번제 실시 소문과는 우리와 무관하다”고 말했다. 도금고 윤번제와 관련 주변에선 “만약 윤번제를 하더라도 도금고를 관리할 수 있는 정확한 기준을 설정해 그 기준에 떨어지면 관리기관으로서의 자격을 박탈해야 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현재 제주도 금고는 농협중앙회가 일반회계 2조2845억원, 제주은행이 특별회계 5376억원 규모의 예산을 각각 관리하고 있는데, 제주도는 9월말 현재 일반회계 5545억원, 특별회계 1401억원의 자금을 예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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