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기훈 결승골 알카라마에 2-0 승
‘K리그의 자존심’ 전북 현대가 아시아 클럽 정상 등극을 눈 앞에 뒀다. 전북은 1일 오후 7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06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 1차전 홈경기에서 후반 올 K리그 신인왕 후보 염기훈의 선제 결승골과 보띠의 추가골로 알 카라마(시리아)를 2-0으로 제압했다. 선제골의 주인공은 요즘 K리그에서 가장 잘 나가는 신인 가운데 한 명인 염기훈. 염기훈은 후반 13분 임유환의 수비수 키를 살짝 넘기는 로빙 패스를 받아 아크 서클 내 오른쪽을 돌파한 뒤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알 카라마의 골망을 흔들었다. 이어 경기 종료 직전 상대 골키퍼 모사브 발호우스가 정종관의 크로스를 쳐낸 것을 보띠가 넘어지면서 재차 슈팅, 추가 득점을 뽑았다. 이로써 전북은 오는 8일 오후 시리아의 칼레드 빈 알 왈라드 스타디움서 열리는 결승 2차전서 1골차 패배나 무승부만 거둬도 사상 첫 아시아 정상에 오르게 된다. 최강희 감독은 4-4-2 포메이션을 짜고 제칼로와 왕정현을 최전방 투톱에, 염기훈과 김형범을 좌우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시켰다. 또한 좌우 윙백으로 공격 성향이 강한 장지현과 정종관을 내세워 대량 득점 사냥에 나섰다. 사실상 4명의 공격수를 배치한 전술이다. 최강희 감독은 경기 전 “알 카라마가 선수 7~9명을 자기 진영에 두고 두꺼운 수비를 구성하는 만큼 좌우 빠른 측면 돌파로 승부수를 띄우겠다”고 밝혔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알 카라마는 경기 초반 ‘수비’가 아닌 ‘강공’ 작전으로 나섰다. 전북으로서는 완벽히 허를 찔렸다. 또한 알 이브라힘 모하나드와 알 오미에르 아마드의 투톱도 지능적인 움직임과 함께 배후 침투를 해 이를 막느라 수비진은 분주했다. 몸을 아끼지 않는 투혼적인 플레이로 알 카라마의 공세를 차단한 전북은 전반 중반 들어 염기훈의 왼쪽 측면 플레이가 살아나며 경기 주도권을 잡기 시작했다. 그러나 측면 공격과 중앙 돌파는 수비에 집중한 알 카라마의 벽을 뚫지 못했다. 또 간간이 띄운 좌우 크로스도 체공 시간이 길고 부정확한데다, 2m의 장신 수비수 다 실바를 앞세운 알 카라마 수비진과의 공중볼 다툼에서 계속 뒤졌다. 염기훈과 김형범이 포지션 체인지를 하며 해법 찾기에 골머리를 썼지만 답답한 공격은 계속 이어졌다. 오히려 알 오미에르의 강력한 중거리 슈팅 등 알 카라마의 빠른 역습에 위기를 맞곤 했다. 후반 들어 전열을 가다듬은 전북의 공격은 한층 활발해졌다. 염기훈의 왼쪽 돌파가 살아났고 왕정현 등 선수들의 슈팅도 잇달아 쏟아졌다. 이에 전북은 보띠와 전광환을 교체 투입하며 4-3-3으로 포메이션을 변화, 보다 공격에 열을 올렸다. 보띠가 후반 10분 좋은 골 찬스를 놓쳤지만 전북은 곧바로 염기훈이 고대하던 선제 결승골을 뽑았다. 이후 경기 흐름은 완전히 전북으로 넘어갔다. 기세가 오른 전북은 임유환과 김형범이 잇달아 슈팅을 날리는 등 경기를 완전히 장악했다. 경기 종료 직전 보띠의 추가골이 터지면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반면 알 카라마 선수들은 체력이 눈에 띄게 떨어졌고 집중력 저하로 전북 선수들을 번번이 놓쳤다. 경기 막판 동점골을 넣기 위해 파상 공세를 펼쳤지만 권순태가 지키는 전북의 골문을 여는데 실패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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