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겠습니까?" "악!" "대답소리가 작습니다" "아악!" "교관이 가장 좋아하는 게 뭔 줄 아십니까? 두 가집니다. 큰 목소리, 신속한 동작, 아시겠습니까?" "악!"
여기에서 단체 복창은 모두 "악"으로 통한다. 악으로, 깡으로 버티겠다는 뜻이다.
그 소리가 너무 강렬해, 해병대에서조차 이미 폐기한 복창이 이곳에서는 자주 들린다.
남제주군 안덕면 산방산과 형제섬을 마주하고 있는 사계리 해안가 해군.해병대 병영체험 캠프.
'이열치열! 땀으로 여름을 극복한다!'
낮 최고기온 30도를 훌쩍 넘어선 22일 오후 이곳에선 구름 한점 없이 따가운 태양아래 해안 모래밭에 현대모비스 신입사원 121명이 모였다.
찡그린 얼굴에 'V'자를 그려 보이며 파이팅을 외치지만 한편으론 걱정스런 표정이다.
극기심을 배양하고 진취적인 해양사상을 고취시키기 위해 5년 전인 1999년 처음 시작된 해군제주방어사령부 '해군.해병대 캠프'는 말 그대로 훈련보다는 더위와의 전쟁이었다.
훈련 직전 만만치 않아 보인다던 배상열(32)씨는 "훈련복으로 갈아입고 P.T체조 등을 받으니 새삼 군대시절이 생각난다"며 "신입사원으로서 여름 캠프를 통해 애사심을 더욱 키울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처럼 비록 짧은 기간의 캠프였지만 신입사원들이 가장 먼저 배운 것은 협동심.
5시간 동안 신입사원들은 자신의 가지고 있는 체력과 옆 사람들의 도움으로 자신감과 동료애를 느꼈다.
이는 직장 초기 자신들의 꿈과 능력을 키워 나가는데 좋은 경험이 되었으며 훈련과정에서 생기는 힘들고 어려운 점을 통해 이들은 미래의 꿈을 실현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캠프에 참가했던 여성 신입사원 정민혜(26)씨는 "원래 통통한 체격인데다 날씨까지 무더워 훈련이 너무 힘들었다"며 "훈련을 통해 무엇보다 극기심과 자신감, 동료들의 세심한 배려를 배워 기쁘다"고 미소 지었다.
행사를 준비한 부대 관계자는 "해군.해병대 캠프를 통해 자신에 대해 다시 한 번 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하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극기심을 배양하고 있다"며 "결코 만만치 않은 훈련 프로그램에도 불구하고 매년 참가율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캠프는 현대모비스에 이어 다음달 2일 서귀포 중앙초등학교 190여 명, 11일 제주도 장애인 종합복지관의 장애인 및 자원봉사자 80여 명 등 모두 650여 명이 입소해 도전한다.